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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9 펩타이드, 뇌 유래 엑소좀의 특정 지질·곡률 동시 타겟 임상 검증서 96% 이상 정확도로 환자·정상인 구분 성공

혈액 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특정 펩타이드를 이용해 뇌에서 유래한 극소량의 엑소좀을 혈액 속에서 정밀하게 포획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2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어낼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연구팀은 '나인-아르기닌 펩타이드(R9 펩타이드)'를 이용해 뇌 유래 엑소좀을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 크기의 소포체로, 세포의 정보가 담겨있어 '세포의 아바타'로 불린다. 특히 뇌신경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은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혈액 속 수많은 물질 중에서 뇌 유래 엑소좀만 골라내는 것이 기술적 난제였다.
연구팀은 R9 펩타이드가 특정 인지질인 '포스파티딜세린(phosphatidylserine)'과 강하게 결합하며, 동시에 막의 곡률이 높은 작은 소포체에 더 잘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뇌 유래 엑소좀이 바로 이 두 가지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바탕으로 R9 펩타이드를 고분자 미세입자에 고정한 '엑소-알트랩(Exo-RTrap)'이라는 포획 도구를 개발했다. 이 도구는 세포 배양액에서 86% 이상의 높은 효율로 엑소좀을 포획했으며, 기존 초고속 원심분리법이나 상용 시약 키트보다 순도가 각각 75%, 80% 더 높았다.
임상 검증에서 이 기술의 진가가 드러났다.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환자,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건강한 대조군의 혈청을 분석한 결과, 엑소-알트랩으로 포획한 엑소좀에서 뇌신경세포 표지자인 'L1CAM'과 'NCAM1'이 뚜렷하게 농축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환자군에서 포획된 엑소좀 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바이오마커인 'Aβ42'와 '인산화 타우 단백질(p-Tau³⁹⁶)' 수치가 건강한 사람보다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한 진단 정확도(AUC)는 각각 0.96과 0.97에 달해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기존 방식으로 분리한 엑소좀에서는 세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나아가 단백질체학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 그룹의 엑소좀에서 145개, 경도인지장애 그룹에서 133개의 단백질 변화를 확인했다. 이는 면역 반응, 염증, 산화 스트레스 등과 관련된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굴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번 연구는 뇌 유래 엑소좀을 정밀하게 포획하는 실용적인 도구를 개발해, 침습적인 뇌척수액 검사나 고가의 영상 촬영을 대체할 수 있는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법의 상용화를 한 걸음 앞당겼다는 평가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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