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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수요 폭발…짧은 반감기가 국산화 발목 잡아 호주·한국·일본·중국, 동위원소 자급자족 경쟁 본격화

방사성리간드치료제(RLT)는 생산과 동시에 소멸이 시작되는 숙명을 지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RLT 산업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이 '시간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바이오제약 전문매체 바이오파마 아태판(biopharma_apac)에 따르면, RL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종양 표적 분자에 결합시켜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치료법이다. 노바티스의 '루타테라'와 '플루빅토'가 상업적 성공을 거두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는 전 세계 핵의학 치료제 시장이 2025년 약 43억3000만달러에서 2030년 106억70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태지역은 연평균 22% 이상 성장하며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RLT의 핵심 원료인 방사성 동위원소의 짧은 반감기다. 플루빅토의 주원료인 루테튬-177(Lu-177)은 반감기가 약 6.6일에 불과해 장기 보관이 불가능하다. 모든 치료제는 특정 환자를 위해 주문 생산되며, 제조 즉시 병원으로 신속하게 배송돼야 한다.
이 때문에 RLT 분야에서 물류는 단순한 배송이 아닌 제조의 일부로 취급된다.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는 제조 후 약 5일 안에 환자에게 도달해야 한다. 항공편 지연이나 통관 문제만으로도 의약품 효능이 사라져 폐기될 수 있다. 이는 유럽이나 북미의 생산 시설에 의존하는 아태지역 국가들에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차세대 RLT 원료로 주목받는 악티늄-225(Ac-225)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반감기는 약 10일로 비교적 길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은 10퀴리(Ci) 미만인데 반해 임상 수요는 1000퀴리를 넘어 공급 부족이 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24년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악티늄-225 부족으로 임상 3상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아태지역 주요국들은 동위원소 자급자족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각국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호주는 원자로, 방사화학, 국내 파이프라인까지 갖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원자력과학기술기구(ANSTO)는 연구용 원자로 'OPAL'에서 루테튬-177을 생산하고 있으며, 텔릭스 파마슈티컬스 등 자국 기업들이 활발히 신약을 개발 중이다.
한국은 가장 명확한 국가 전략을 보유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0년까지 주요 동위원소 자급자족을 달성하고 2035년 순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은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해 악티늄-225 국내 생산에 성공했으며, SK바이오팜, 퓨쳐켐 등이 원료 확보와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진단 분야 강국으로, 전 세계에서 사이클로트론 밀도가 가장 높은 국가다. 이를 기반으로 PET 진단 동위원소 생산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주도 정책을 앞세우고 있다. 자체 연구용 원자로에서 루테튬-177을 생산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여전히 해외 기업과 손잡는 등 수입 의존도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매체는 RLT 산업의 주도권이 동위원소를 리간드에 결합하는 화학 기술만으로는 확보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료를 직접 생산하고, 반감기 내에 신속하게 전달하는 물류망까지 장악하는 국가가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동위원소 시계'를 지배하는 자가 RLT 시장을 선도하게 될 전망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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