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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여군 인지개선 경향은 확인…"장기 임상 필요" 제언 적응증 삭제 땐 처방액 20% 반환, 소송전 불가피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콜린제제)의 임상재평가 첫 결과가 1차 평가변수 미달로 나오면서, 5000억원대 환수를 둘러싼 제약사와 정부의 전면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콜린제제 재평가 임상은 종근당과 대웅바이오의 주도로 착수 5년째 진행됐다. 종근당이 퇴행성 경도인지장애와 혈관성 경도인지장애 임상을, 대웅바이오가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임상을 맡는 3건 구조다. 이 가운데 경도인지장애 임상의 결과가 먼저 윤곽을 드러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결과를 근거로 적응증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핵심 지표에서는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차 평가변수인 인지기능 유지·개선 비율이 임상시험 계획서에서 설정한 통계적 기준에 미달했다.
다만 제약사들은 유효성의 단서를 강조하고 있다.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주 분석에서 콜린제제 투여군의 인지기능 유지·개선 비율이 위약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지기능 유지·개선 폭이 확대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복약기준을 지킨 참여자 집단과 보조지표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 관찰됐다. 경도인지장애는 환자별 진행 양상이 다양하고 질환 속도가 느려, 48주 수준의 단기 임상에서는 시험군과 위약군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결과는 장기간 임상시험이 이뤄질 경우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인지기능 유지·개선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콜린제제는 원래 3개 적응증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감정·행동변화와 노인성 가성우울증은 2021년 임상재평가 승인 단계에서 이미 삭제됐다. 현재 재평가 대상은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한 개로 좁혀진 상태다.
판돈은 크다. 콜린제제는 경도인지장애 처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남은 적응증의 삭제가 곧 시장 붕괴로 직결된다. 콜린제제의 외래 처방금액은 5456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재평가 실패로 적응증이 최종 삭제될 경우 제약사들은 임상시험 계획서를 승인받은 날부터 삭제일까지 처방액의 20%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이 계산을 5년간 처방액에 적용하면 환수 규모는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제약사들은 이미 회계장부에 방어선을 치고 있다. 대웅바이오는 지난해 말 유동부채가 19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는데, 콜린 환수 추정치 555억원을 선수금으로 신규 반영한 영향이 컸다. 종근당도 비유동부채 환불부채를 577억원까지 쌓았다. 종근당의 콜린제제 종근당글리아티린 처방액은 지난해 1112억원에 달했다.
과거 유사 성분들의 전례는 제약사에 불리하게 읽힌다. 콜린제제의 대체약제로 지목됐던 아세틸엘카르니틴은 임상재평가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해 2022년 적응증이 모두 삭제됐다. 옥시라세탐 역시 2023년 사용이 중지됐다. 두 성분 모두 재평가 관문을 넘지 못하고 시장에서 퇴출됐다.
다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아세틸엘카르니틴은 처방액 환수 조항이 없어 시장 퇴출만으로 사안이 마무리됐다. 콜린제제는 환수 합의가 걸려 있어 적응증 삭제가 곧바로 수천억원대 반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사정이 다르다.
법정 다툼은 이미 예고돼 있다. 제약사들은 급여 축소 취소 소송과 환수협상 명령 취소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했지만, 대법원까지 상고를 이어가며 환수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상재평가 결과가 적응증 삭제로 확정될 경우 반환 규모와 방식을 둘러싼 추가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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