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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생산 즉시 소멸 시작…공급망이 곧 경쟁력 호주·한국·일본·중국, 원료 자립 위해 각축전

방사성리간드치료제(RLT) 시장 선점을 위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짧은 반감기를 가진 방사성 동위원소의 안정적 공급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1일 바이오파마 APAC에 따르면, RL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 분자에 결합시켜 암세포에 직접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법이다. 노바티스의 '루타테라'와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서 차세대 항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두 약물의 매출은 약 28억달러(약 4조320억원)에 달했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전 세계 핵의학 치료제 시장이 2025년 43억3000만달러(약 6조2352억원)에서 2030년 106억7000만달러(약 15조3648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태 지역은 연평균 22% 이상의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RLT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시간'이다.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방사성 동위원소는 생산되는 순간부터 약효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플루빅토'의 주원료인 루테튬-177(lutetium-177)은 반감기가 약 6.6일에 불과하며, 제조 후 5일 이내에 환자에게 도달해야 한다. 비행 지연이나 통관 문제만으로도 약물은 폐기될 수 있다.
차세대 원료로 주목받는 악티늄-225(actinium-225)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은 10큐리(Ci) 미만이지만 임상 수요는 1000큐리를 초과해 100배 이상의 공급 격차가 발생한다. 2024년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악티늄-225 부족으로 임상 3상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급망 불안은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아태 지역에 치명적이다. 현재 동위원소 생산은 독일 ITM, 큐리움(Curium) 등 소수 서방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2022년 네덜란드 페텐 연구용 원자로가 예기치 않게 가동을 중단했을 때 전 세계 루테튬-177 공급이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이에 아태 주요국들은 동위원소 내재화를 위한 '원료 자립' 전쟁에 뛰어들었다. 호주는 국영 원자력 연구기관(ANSTO)의 '오팔(OPAL)' 원자로를 통해 루테튬-177을 생산하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텔릭스 파마슈티컬스, 클래리티 파마슈티컬스 등 자국 기업 생태계도 탄탄하다.
한국은 정부 주도의 명확한 전략을 세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0년까지 주요 동위원소 자급자족, 2035년 순수출국 전환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은 사이클로트론을 이용한 악티늄-225 국내 생산 허가를 획득했으며, SK바이오팜과 퓨쳐켐 등 기업들도 자체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일본은 세계에서 사이클로트론 밀도가 가장 높은 진단 강국이지만 치료용 동위원소 공급은 호주보다 취약하다.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완제품 생산에 나섰지만, 핵심 원료인 루테튬-177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업계 전문가는 "단순히 방사성 의약품 제조 시설을 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원자로와 가속기 등 동위원소 생산 기반과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물류망을 확보하는 국가가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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