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저분자 RNA 절단 직전 3차원 구조 첫 포착 시행착오 아닌 '합리적 설계'로 신약 개발 기대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가 질병 유전자를 억제하는 RNA 간섭(RNAi) 치료제의 작용 기전을 원자 수준에서 처음으로 규명해, 보다 효과적인 신약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30일(현지시간) 생명과학 전문매체 AZoLifeSciences 등에 따르면 스크립스 연구소 연구팀은 RNAi의 핵심 단백질인 '아르고넛2(Argonaute 2)'가 표적 RNA를 절단하기 직전의 3차원 구조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2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구조분자생물학(Nature Structural & Molecular Biology)'에 게재됐다.
RNA 간섭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세포 내 자연적인 방어 기전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활용해 저분자 간섭 RNA(siRNA) 기반의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이미 노바티스의 고지혈증 치료제 '인클리시란' 등 7개 약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특정 질병 유전자에 대해 수천 개의 siRNA 후보 중 어떤 것이 효과적일지 예측하기 어려워, 신약 개발은 오랜 기간의 시행착오에 의존해야 했다. 이번 연구는 이 과정을 '합리적 설계(rational design)'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적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아르고넛2 단백질이 활성 상태를 아주 짧은 순간만 유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돌연변이를 도입해 구조를 안정화했다. 이후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사용해 표적 RNA를 자르기 직전의 원자 수준 구조를 촬영했다.
분석 결과, 아르고넛2 단백질이 표적 RNA와 결합한 이중나선 구조를 물리적으로 '변형(distortion)'시켜 절단 부위를 단백질의 분자 가위 부분에 정확히 위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형 과정이 RNA 절단의 핵심 기전이었던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전까지 역할이 알려지지 않았던 아미노산인 '라이신709'와 '아르기닌710'이 절단 반응을 주도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라이신709는 분자적 관문 역할을 하며, 아르기닌710은 표적 RNA의 특정 위치를 감지해 절단 효율을 미세 조정하는 역할을 했다.
연구를 이끈 이안 맥레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어떤 siRNA가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필요한 구조적 그림을 마침내 제공했다"며 "이를 통해 처음부터 더 나은 약물을 설계할 수 있게 되어 RNA 간섭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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