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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부정맥 시장 진입 길 열어 허가는 입장권일 뿐, 운영이 관건

웨어러블 AI 진단 모니터링 기업 씨어스가 심전도 검사기 '모비케어(mobiCARE)'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510(k)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510(k)는 기존 허가 제품과 안전성·성능이 동등하다는 점을 입증해 받는 미국 시판 허가 절차다. 이로써 회사는 세계 최대 부정맥 진단 시장인 미국에 발을 들일 규제 관문을 통과했다.
눈에 띄는 건 허가 시점이다. 씨어스는 지난 5월 510(k) 최종 서류 제출을 끝내며 올해 3분기 허가를 예상했지만 6월 말 승인을 받아 일정을 한 분기가량 앞당겼다. 그만큼 미국 외래 실증(PoC)과 메디케어 보험수가 진입 일정도 당겨질 여지가 생겼다.
모비케어는 패치형으로 환자 심전도를 장시간 수집한 뒤 AI로 부정맥 이상 징후를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국내 1,000여 개 의료기관에서 쓰이며 누적 부정맥 진단이 70만 건을 넘어, 국내 웨어러블 AI 심전도 분야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것으로 평가된다.
숫자로 본 미국 시장의 매력
미국은 연간 약 1,400만 건 이상의 부정맥 진단 검사가 이뤄지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메디케어 기반 검사 수가는 국내의 약 5~6배 수준이며 모비케어 검사당 매출은 약 250달러로 추산된다. 단가 구조만 보면 국내보다 훨씬 수익성이 높은 무대다.
회사가 미국에서 노리는 방식은 메디컬 컨시어지 기반 외래 실증을 거쳐 메디케어 수가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적 전략이다. 고령층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분야인 데다, 기기 공급 후에도 검사와 데이터 분석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한 번 진입하면 매출이 쌓이는 구조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중동 이어 미국··· 글로벌 두 축 굳히기
이번 허가는 단순한 미국 진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앞서 씨어스는 5월 UAE 최대 헬스케어 그룹 퓨어헬스의 자회사 원헬스와 3년간 최소 10만 5,000대, 약 1,470만 달러(약 220억 원) 규모의 모비케어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단일 계약만으로 지난해 모비케어 매출 약 49억 9,000만 원을 4배 이상 웃돈다.
여기에 FDA라는 국제적으로 공신력 높은 인허가까지 더해지면서 회사는 미국과 중동을 양대 성장축으로 삼는 그림에 한층 무게를 싣게 됐다. FDA 허가는 향후 중동·아시아 국가의 품목허가나 사업 협의에서 레퍼런스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적지 않다.
실적 기반은 탄탄하나, 해외 매출은 아직 출발선
씨어스는 2025년 매출 481억 7,000만 원, 영업이익 163억 3,000만 원을 기록하며 국내 의료 AI 업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다. 매출은 전년 80억 원 대비 495% 늘었다. 다만 성장의 대부분은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thynC)'가 견인했다. 씽크 매출은 2024년 41억 7,000만 원에서 2025년 428억 9,000만 원으로 10배 넘게 불어나 전체 매출의 89%를 차지한다.
뒤집어 보면 모비케어의 비중은 아직 작고, 수출 실적은 더 미미하다. 2025년 전체 매출 481억 7,000만 원 가운데 수출은 3,245만 원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확장을 외형의 다른 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 실제 숫자로 증명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셈이다.
생산 측면에서도 부담은 남아 있다. 지난해 모비케어-MC200M의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6만 6,000대였고 실제 생산은 3만 1,369대, 가동률은 47.53%였다. UAE 공급 물량만 연평균 약 3만 5,000대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진입까지 본격화될 경우 증설 없이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업계에서는 FDA 허가가 미국 사업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영신 씨어스 대표도 미국에서 의료기기 허가는 입장권일 뿐, 실제 병원에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외래 실증과 메디케어 수가 획득이라는 다음 관문을 어떻게 통과하느냐가 미국 매출의 실체를 가를 전망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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