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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드, 국내 상장 바이오기업에 첫 직접 투자… 자문 넘어 자본 결합 siRNA 화장품 독점협상권 쥔 로레알, 기술이전 권리까지 확보

설립 16년 된 한국 바이오벤처의 주주명부에 115년 업력의 세계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이름이 올랐다.
올릭스는 지난 1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약 1108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로레알 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볼드(BOLD)가 약 105억원을 출자했고 미국 자산운용사 와이스에셋매니지먼트(Weiss Asset Management)가 운용하는 펀드 두 곳이 1002억원을 더했다.
투자 규모만 보면 볼드의 105억원은 전체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시장의 시선이 로레알에 쏠리는 이유는 이 돈의 성격에 있다.
핵심은 볼드의 투자 이력이다. 볼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국내 상장 바이오 기업은 올릭스가 사실상 처음이다. 자문 제공에 그쳤던 협력이 자본 결합으로 넘어간 것이다.
배경을 보면 로레알의 접근은 단계적이었다. 로레알은 지난해 6월 올릭스와 siRNA 기반 피부·모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은 올릭스가 결과물을 개발하고 로레알이 구속력 없는 조언을 제공하는 구조였다.
그 계약에는 결정적인 조항이 숨어 있었다. 로레알은 추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독점적 협상 권리를 확보했다. 이 권리는 기술이전 계약까지 포함한다. 1년간 함께 연구한 뒤 로레알이 지분 인수로 한발 더 들어온 셈이다.
로레알이 직접 사들인 또 다른 이유는 siRNA가 화장품 산업의 판을 바꿀 기술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siRNA는 질병이나 노화를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한다. 발림성과 사용감 중심이던 화장품 경쟁이 효능 중심으로 옮겨가는 흐름과 맞물린다.
기이브 벌루치 로레알 오픈이노베이션·증강뷰티 부문 글로벌 총괄은 "이번 전략적 협력은 올릭스의 글로벌 수준의 siRNA 플랫폼 역량과 로레알의 생물학·기술·제형 분야에서 축적된 100년 이상 혁신 경험을 결합하는 것"이라며 "양사는 첨단 생물학과 견고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미래 뷰티 산업을 더욱 빠르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 분야가 정확히 겹친다는 점도 직접 투자의 이유로 꼽힌다. 올릭스는 siRNA로 탈모·비대흉터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화장품 '유베르나'도 판매하고 있다. 의약품과 화장품 경계에 걸친 영역이 로레알의 더마톨로지 확장 전략과 정확히 맞닿는다.
올릭스의 핵심 무기는 비대칭형 siRNA 플랫폼 'OASIS'다. 일반 siRNA는 표적 외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있다. 올릭스의 비대칭 구조는 표적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별도 전달체 없이 세포 안에서 작동한다.
이 플랫폼은 빅파마의 검증을 먼저 통과했다. 올릭스는 지난 2월 미국 일라이릴리에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OLX75016을 기술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6억3000만달러다.
신한투자증권은 "로레알의 지분투자 결정은 본계약 순항 및 저평가 신호"라며 "탈모 치료제 및 화장품 관련 연구 진척이 상업화에 긍정적인 수준까지 올라갔음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투자 시점도 단서로 읽힌다. 올릭스는 탈모 신약 OLX104C의 호주 임상 1b·2a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업계는 임상 중간 결과 공개 이후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실제 투자는 데이터 공개 전에 성사됐다.
하나증권 김선아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유상증자가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OLX104C가 이미 흥미로운 성과를 보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많은 siRNA 개발사 가운데 릴리와 로레알이 모두 올릭스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은 상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와 재무적 파트너가 함께 참여한 것은 올릭스의 기술 경쟁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시장의 강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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