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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차상훈 대표, 지분 내주고도 6년간 R&D 지휘봉 TKG·IMM 콜옵션 구조로 오버행 차단

코스닥 신약기업 에이프릴바이오가 3468억원 규모 신주를 찍어 국내 바이오 최고 수준인 437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회사는 6월24일 이사회에서 TKG태광그룹 계열사 TKG휴켐스와 IMM인베스트먼트그룹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는 보통주와 전환우선주를 합쳐 세 건으로 나뉜다. 주금 납입일은 7월23일이다. 거래가 끝나면 창업주 차상훈 대표가 쥐고 있던 최대주주 지위가 컨소시엄으로 넘어간다.
발행가액은 보통주 1주당 3만4620원, 무의결권부 전환우선주 4만908원, 의결권부 전환우선주 4만2953원으로 책정됐다. IMM 측은 보통주 1418억원어치와 무의결권부 전환우선주 500억원어치를 인수한다. TKG휴켐스는 1500억원 규모의 의결권부 전환우선주를 가져간다.
지배구조는 지분율과 실질 경영권이 갈리는 이원 구조로 짜였다. TKG휴켐스의 의결권 지분은 11.2%로 차 대표의 기존 18.96%에 못 미친다. 다만 거래 종결 후 이사회는 TKG 측 3명과 차 대표 측 2명 등 5인으로 재편된다. TKG가 과반을 확보해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셈이다.
회사는 IMM의 지분 매도가 주가를 흔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TKG휴켐스가 IMM 보유 지분에 콜옵션을 갖고, 해당 물량은 거래 종결 1년 뒤부터 5년 안에 TKG로 순차 이전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IMM은 5년 경과 시점부터 보유 주식 전부를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쥔다.
차 대표는 일부 구주를 매각하면서도 향후 6년간 R&D와 기술 전략을 책임지는 기술 경영을 맡는다. 회사 측은 이를 두고 핵심 플랫폼 기술의 연속성과 연구개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밝혔다.
에이프릴바이오는 확보한 자금으로 연구개발 체계를 '병렬형'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제한된 인력과 자금으로 과제를 순차 수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복수 신약 물질을 동시에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차세대 플랫폼 '리맵(REMAP)'을 항체약물접합체(ADC),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등 여러 모달리티와 결합하는 접합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도 내놨다. 차 대표는 "확보한 재원으로 멀티 모달리티 시장을 선도하고 3년 내 시가총액 10조원, 5년 내 2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긍정적 효과
자금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회사는 올해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약 800억원을 보유해 당장 자금 조달이 급한 상황은 아니었다. 여기에 3468억원이 더해지면서 자체 개발과 외부 기술 도입, M&A를 병행할 여력이 생겼다. TKG휴켐스는 지난해 연결 매출 1조1277억원, 자기자본 9083억원의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갖춘 회사다. 장기 자본을 받쳐줄 모기업이 생긴 점도 임상 장기전을 버틸 체력으로 작용한다.
투자 회수 구조 측면의 의미도 있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벤처는 기술수출로 가치를 높인 뒤 IPO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상장 후 장내 매각으로 회수하는 경로에 의존해왔다. 기술력이 검증된 상장 바이오기업이 전략적 투자자에 경영권을 넘긴 이번 사례는 M&A가 현실적 회수 경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IMM이 단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글로벌 사업개발과 기술이전, M&A 실행을 지원하는 운영형 파트너로 참여한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부정적 효과·리스크
지배구조의 복잡성은 부담 요인이다. 최대주주는 IMM이 되지만 실질 경영권은 이사회 과반을 쥔 TKG가 행사하는 이원 구조다. 콜옵션·풋옵션·동반매도참여권 등 계약상 권리가 5년에 걸쳐 작동하는 만큼 향후 지분 정리 과정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기존 주주 입장에선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다.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의 약 45%에 해당하는 물량이 새로 풀린다. 발행가액도 최근 주가를 밑도는 수준에서 책정됐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임원들이 지분을 매각해 주가가 출렁인 전례가 있어, 대규모 신주와 구주 변동이 단기 수급에 미칠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목표치의 현실성도 검증 대상이다. 3년 내 10조원, 5년 내 20조원이라는 시가총액 목표는 현재 회사 규모를 크게 웃돈다. 리맵 플랫폼 기반 파이프라인은 초기 단계로, 임상 데이터와 추가 기술수출 성과가 뒷받침돼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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