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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오가노이드서 120일간 생산적 감염 유지 확인 장기 잠복 위한 유전자 변이…재발·만성 염증 기전 규명

에볼라 바이러스가 뇌 속에서 120일 이상 잠복하며 재발과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핵심 기전이 인간 뇌 오가노이드(뇌 유사체) 모델을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독일 베른하르트 노흐트 열대의학 연구소(BNITM)와 미국 시나이산 아이칸 의대(ISMMS) 공동 연구팀은 인간 뇌 오가노이드 모델을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뇌 신경세포에서 장기간 생존하며 감염성 바이러스 입자를 계속 만들어내는 '생산적 지속 감염'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도 뇌, 안구 등 면역 감시가 약한 '면역 특권 지역'에 숨어 수개월에서 수년간 잠복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생존자에게서 치명적인 뇌수막염 등 후유증이 나타나거나, 잠복 바이러스가 새로운 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어 공중 보건에 큰 위협이 되어왔다.
연구팀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s)를 이용해 신경세포, 성상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등 다양한 뇌 세포로 구성된 3차원 뇌 오가노이드를 배양했다. 기존 동물 모델의 윤리적,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이 모델을 통해 바이러스와 인체 세포의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실험 결과, 에볼라 바이러스는 뇌 오가노이드 내에서 최장 120일간 생존하며 감염성 입자를 지속적으로 방출했다. 같은 필로바이러스 계열인 수단바이러스(SUDV), 마버그바이러스(MARV) 등도 장기 잠복이 가능했으나, 대조군인 라사 바이러스(LASV)는 48일 내에 사멸해 필로바이러스의 독특한 뇌 잠복 능력을 확인했다.
특히 바이러스는 신경세포, 성상교세포,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 등 뇌의 광범위한 세포를 감염시켰다. 바이러스는 세포 밖으로 입자를 방출하는 방식과 세포끼리 직접 연결해 확산하는 두 가지 경로를 모두 사용하며 뇌 조직 내에서 감염을 유지했다.
또한 120일의 감염 기간 동안 뇌 오가노이드에서는 인터루킨-6(IL-6), 종양괴사인자(TNF) 등 염증 유발 물질이 지속적으로 분비됐다. 이는 에볼라 생존자들이 수개월 후 뇌수막염 같은 염증성 질환을 겪는 임상적 현상과 일치하는 결과로, 만성 염증 유발 기전을 설명한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생존 전략도 밝혀냈다. 장기 잠복 상태의 바이러스는 복제 능력을 스스로 낮춰 숙주 세포의 빠른 사멸을 피하는 '결함 바이러스 유전체'를 다량 생성했다. 동시에 핵단백질(NP), 당단백질(GP) 등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축적하며 면역 체계를 회피하도록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인 구스타보 팔라시오스 시나이산 아이칸 의대 교수는 "검출된 돌연변이 대부분은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약독화 변이'였다"며 "이는 바이러스가 숙주에 적응해 장기 잠복을 이루는 핵심 전략이며, 뇌 오가노이드 모델이 실제 인체 내 감염 상태를 잘 재현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 및 재발 기전을 규명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과 생존자 관리 방안 수립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향후 혈관 구조와 적응 면역 세포를 포함한 고도화된 오가노이드 모델을 통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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