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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병합 발표에 상한가, 거래 재개 첫날엔 두 자릿수 하락 금융위 '동전주 퇴출' 방침이 부른 액면병합 러시…착시 경계론도

경남제약이 23일 코스닥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23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레모나로 알려진 경남제약(053950)은 이날 단기 매수세가 몰리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회사는 올해 2월 100원짜리 보통주 5주를 500원 1주로 합치는 액면병합을 결정한 뒤 4월 중순부터 한 달가량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5월 7일 변경상장과 함께 거래가 재개됐다.
이번 급등은 7월을 앞둔 제도 변화와 맞물려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7월 1일부터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을 상장폐지 대상에 올리는 규정을 새로 적용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코스닥 300억원, 코스피 500억원 이하 기업이 퇴출 대상이 된다.
경남제약은 이 규제의 직접 사정권에 놓였던 종목이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주가가 1000원을 밑돌며 동전주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액면병합으로 끌어올린 주가 수준이 시장 평가와 어긋났다는 의미다.
수치로 보면 괴리는 뚜렷하다. 액면병합은 자본금 감소 없이 주식 수만 줄이는 방식이라 이론상 주가는 5배로 오른다. 병합 전 600원대였던 주가는 산술적으로 3000원을 넘겨야 했다. 그러나 3월 말 1070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동전주로 되돌아갔다.
주가가 셈법대로 움직이지 않은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있다. 경남제약은 5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잠정 매출은 55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86억원 흑자에서 85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재무 안정성 지표가 개선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유동비율은 170%대까지 올랐고 부채비율도 낮아졌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08억원에서 62억원으로 87.6% 급감했다.
지배구조의 불안정성도 주가를 짓눌러 온 요인으로 꼽힌다. 경남제약은 2018년 이후 여덟 차례 넘게 주인이 바뀌거나 매각이 시도됐다. 2024년 5월 휴마시스가 최대주주인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지분을 480억원에 인수하며 새 주인이 됐다.
이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남궁견 미래아이앤지 회장이 있다. 남궁견 회장은 남산물산을 통해 미래아이앤지를 지배하고 이를 매개로 휴마시스·빌리언스·경남제약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같은 계열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모회사 휴마시스는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 72억원을 기록했다. 계열 엔터테인먼트사 판타지오는 차은우·김선호 등 소속 배우의 세무조사 이슈가 불거지며 추징금 부과 대상에 올랐다.
이번 액면병합은 경남제약만의 선택이 아니다. 거래소에 따르면 동전주 퇴출 방침이 발표된 2월 12일 이후 액면병합 후 거래를 재개한 코스닥 상장사는 5월 중순 기준 34곳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곳의 10배를 웃도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액면병합 종목의 단기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당 가격만 높아질 뿐 시가총액이나 기업 실질가치는 그대로인데도 주가가 수백원대에서 수천원대로 바뀌면 기업 체력이 개선된 것처럼 인식되는 착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거래 재개 직후 수급이 단기에 몰리며 급등락이 반복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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