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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독감 최대 공급, 263만 도즈 또 따냈다 희망수량 경쟁입찰이 캐파 큰 업체에 유리한 구조

질병관리청이 백신 조달 입찰을 열 때마다 GC녹십자가 최대 물량을 가져가는 패턴이 굳어지고 있다.
GC녹십자는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구매' 입찰에서 263만 도즈를 낙찰받아 국내 단일 기업 기준 최대 물량을 확보했다. 회사가 정부 백신 조달에서 우위를 지키는 배경에는 입찰 제도의 작동 방식과 전용 생산 인프라가 맞물려 있다. 매년 절기마다 반복되는 1위 구도가 단발 수주가 아니라 구조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백신 조달은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에 더 많은 물량을 배정하되 나머지 업체에도 일정량을 나누는 구조다. 이 방식에서는 단가를 낮춰도 버틸 수 있는 생산 규모를 가진 업체가 유리하다. 대량 생산으로 도즈당 원가를 떨어뜨릴 수 있어야 낮은 입찰가를 감당하면서 많은 물량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GC녹십자의 무기는 전남 화순의 백신 전용공장이다. 화순공장은 2009년 국내 최초로 계절 독감백신 '지씨플루'를 상용화한 시설로,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생산을 전담한다. 지씨플루는 누적 생산량 4억 도즈를 넘어섰고, 회사는 생산 물량 기준 국내 독감백신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연중 가동 체계도 가격 경쟁력의 토대가 된다. GC녹십자는 한국과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로 독감백신을 수출해 생산라인을 일년 내내 돌린다. 회사는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남반구 입찰에서 12년째 다국적 제약사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비수기에 해외 물량으로 공장을 채우면 고정비 부담이 분산돼 국내 입찰 단가를 낮출 여력이 생긴다.
독감백신 사업의 손익 구조 자체가 대규모 안정 수요처를 요구한다. 독감백신은 해마다 바이러스주가 바뀌어 그해 생산분을 소진하지 못하면 전량 폐기해야 한다. 1000만 도즈 안팎인 NIP 물량은 가장 크고 예측 가능한 수요처여서, 생산능력이 큰 업체일수록 이를 확보할 동기가 강하다.
다만 1위 지위가 절기마다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생산을 재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2023-2024절기 NIP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42만 도즈로 점유율 21.6%를 차지해 1위에 올랐고, GC녹십자는 174만 도즈로 15.5%에 그치며 4위로 밀린 바 있다. NIP 물량을 적게 가져간 해에는 그 물량이 민간 시장으로 흘러가 가격 경쟁으로 이어진다.
이번 절기 입찰의 변수였던 3가 백신 전환도 GC녹십자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질병청은 WHO 권고에 따라 이번 NIP부터 A형 2종과 B형 1종을 담은 3가 백신을 공식 채택했다. 2020년 3월 이후 B형 야마가타 계통 바이러스의 자연 발생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글로벌 백신 기업들이 이미 3가로 전환한 상황에서, 일찍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업체가 물량 배정에서 앞설 수 있었다.
정부 조달에서 쌓은 생산·품질 이력은 해외 공공조달로 이어진다. GC녹십자는 2025년 태국 정부의 남·북반구 독감백신 입찰 물량을 2년 연속 전량 수주했고, PAHO 공급 계약도 확보했다. 2세대 수두백신 '배리셀라주'는 2023년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아 중남미·동남아 신흥시장 조달 진입 기반을 갖췄다. 국내 NIP 1위가 글로벌 공공백신 시장 진입의 신용장 역할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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