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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가 2500원, 업계 표준의 5배…같은 가치라도 주가 5배로 코스피 8000 황제주 11개, 둘은 분할에 침묵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선 가운데 제약·바이오 대표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의 높은 주당 가격이 개인투자자의 거래 접근성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두 회사 주가가 비싼 배경에는 액면가 2500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종목의 다수가 액면가 500원을 채택하고 있고, 2500원 이상인 종목은 10여개에 불과하다. 액면가가 5배 높으면 같은 기업가치라도 발행주식이 적게 쪼개져 주당 가격이 그만큼 높게 형성된다.
액면가 차이를 제거하고 모든 주식을 같은 기준으로 환산하면 비교가 가능해진다. 액면가를 업계 표준인 500원으로 맞추면 1주가 5주로 나뉘면서 주당 가격은 5분의 1로 내려간다. 이 기준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8만원, 한미약품은 9만원 안팎이 된다. 표면상 100만원이 넘는 가격이 액면가 효과로 부풀려져 있다는 의미다.
같은 원리는 과거 삼성전자 사례에서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면서 250만원대였던 주가를 5만원대로 떨어뜨렸다. 액면가를 낮추면 주당 가격이 내려가고 거래 단위 부담이 줄어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 15일 종가 기준 141만9000원으로 코스피 황제주 11개 중 한 자리를 차지했다. 종가 100만원을 넘는 종목이 두 자릿수로 늘어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황제주는 보유자에게 상징성을 주지만 소액 투자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소 거래 단위인 1주를 사기 위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소액 투자자가 시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고가주를 중심으로 액면분할 기대감이 형성되는 이유다.
거래 부담은 유통물량 부족과 맞물린다. FnGuide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동주식비율은 25.47%에 그친다. 삼성물산 외 5인이 74.31%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서 실제 거래되는 물량이 제한적이다.
한미약품 주가도 빠르게 올랐다. 한미약품은 6월 1일 일라이릴리에 지속형 GLP-2 바이오신약 소네페글루타이드를 기술이전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6000만달러, 계약금은 7500만달러다.
이 공시 직후 주가는 10%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약 6149억원 늘었다. 한미약품 주가는 공시 직후 49만원대까지 올랐다. 발행주식이 1281만주가량으로 적어 주당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구조다.
DART 전자공시를 보면 한미약품은 3월 20일 사업보고서, 5월 15일 1분기보고서를 제출했지만 두 보고서 어디에도 액면분할 안건은 담기지 않았다. 6월 릴리 기술이전 공시 역시 단일판매·공급계약 성격으로 유통주식 확대와는 무관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액면분할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회사는 그간 액면분할을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2025년 10월 삼성에피스홀딩스를 떼어내는 인적분할을 실시했지만 이는 주식을 쪼개 주당 가격을 낮추는 액면분할과는 다른 절차다. 인적분할로 발행주식이 줄면서 현재 발행주식수는 4629만951주, 시가총액은 약 65조7000억원이다.
배당 역시 후순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올해를 기점으로 검토하기로 했던 배당 정책은 최소 3년간 유보됐고, 회사는 현금 배당보다 생산라인 증설 등 설비 투자에 재원을 집중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고가주의 거래 접근성 문제를 분할로 풀어온 사례가 적지 않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유한양행과 동국제약이 액면분할로 유통주식을 늘린 바 있다. 다만 액면분할은 거래량과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기업가치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 두 회사 모두 분할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주당 가격을 둘러싼 진입 장벽 논의는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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