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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릴리, 12.5·15㎎ 10일 출시…72주 체중감소 22.5% 한미 '에페글레나타이드' 4분기 출격 대기, 시장 판도 흔들 변수로

한국릴리가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고용량 제품을 10일 국내에 내놓으며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와의 정면 대결에 화력을 더한다.
한국릴리는 9일 마운자로 일회용 프리필드펜 12.5㎎·15㎎ 두 용량을 다음날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2.5㎎부터 10㎎까지 네 단계만 공급됐다. 회사 측은 성인 비만 환자 임상에서 72주 기준 체중 감소율이 15㎎ 투여군에서 22.5%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5㎎ 투여군은 16%, 10㎎ 투여군은 21.4%였다.
고용량 추가는 '용량 천장'에 부딪힌 환자를 겨냥한 포석이다. 마운자로는 4주 간격으로 용량을 올리는 구조여서 10㎎에서 효과가 정체된 환자는 추가 감량 수단이 없었다.
이 약은 국내에서 2형 당뇨병 혈당 조절, 비만·과체중 체중 관리, 폐쇄성 수면 무호흡 보조요법으로 허가됐다. 한국릴리 측은 "기존 용량만으로 치료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어온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희망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수치 너머의 진짜 쟁점은 시장 규모다. 지난해 4분기 국내 GLP-1 계열 처방액은 303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3.6% 급증했다. 마운자로 월 처방 건수는 올해 3월 22만8199건으로, 출시 8개월 만에 10배 넘게 불었다.
폭증한 처방은 규제를 불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정상 체중자가 미용 목적으로 약을 구하는 사례가 늘자 위고비·마운자로·삭센다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4월 8일 전문가 회의에서 지정 여부를 논의했고 이르면 6월 중 고시가 유력하다.
지정되면 'GLP-1 성분이 비만 치료용으로 쓰일 때'로 용도를 한정해 관리한다. 용기·포장에 오남용 표기가 들어가고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도 처방전이 있어야 약을 살 수 있게 된다. 다만 임상 현장에서는 비급여로 남겨두는 한 실질적 통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방 통계와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려면 건강보험 급여권 편입이 전제돼야 한다는 논리다.
수입약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낼 변수는 국산 신약이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GLP-1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로 4분기 출시를 겨냥하고 있다. 품목허가를 받으면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첫 GLP-1 비만치료제가 된다.
이 회사의 행보는 전자공시(DART)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0월 27일 비만 성인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40주차 중간 톱라인 결과를 공시로 공개했다. 최대 30%, 평균 9.75%의 체중 감소율을 확인했다는 내용이다. 통상 60주차 이상 결과를 내놓는 관행과 달리 40주차 데이터를 앞당겨 공개했다.
당뇨 적응증 확장도 공시에 담겼다. 한미약품은 1월 21일 식약처로부터 'HM11260C'의 3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메트포르민·다파글리플로진 병용으로도 혈당 조절이 충분치 않은 2형 당뇨병 환자 118명이 대상이며 2028년 허가가 목표다.
차별점은 부작용이다. 기존 GLP-1 약물의 주요 한계는 구토·복통·설사 등 위장관 이상 반응이다.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약물을 천천히 방출하는 방식으로 이 부작용을 줄였다고 설명한다. 약 4000명 규모의 심혈관계 안전성 연구(CVOT)에서 심혈관·신장 질환 위험도 개선도 확인됐다.
증권가는 매출 기여를 본격적으로 계산하기 시작했다. DS투자증권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올해 약 249억원, 내년 1894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전망에서 한미약품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 2591억원에서 내년 3824억원으로 늘어난다.
다음 카드도 대기 중이다. 한미약품의 차세대 비만 자산 'HM15275'가 핵심 후보로 부상했고, 근육량을 늘리는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은 7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6)에서 전임상 데이터 공개가 예정돼 있다. 동일 계열 최초(First-in-class) 후보로 평가받는 만큼 이 발표가 기술 경쟁력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기대와 부담은 주가에 함께 반영됐다. 한미약품 주가는 2월 64만원대까지 올랐다가 경영권 분쟁 등을 거치며 5월 12일 42만원대로 내렸다. 신한투자증권 이호철 연구원은 "4분기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국내 제약업계에서 드물게 비만 상업화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이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LG화학, 유한양행, 광동제약, 휴메딕스, 펩트론 등도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수입약의 용량 경쟁이 격화되는 사이 국산 진영의 추격이 맞물리면서 국내 비만약 시장은 양강에서 다강 구도로 재편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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