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매출 반토막에도 시총 코스닥 25위 진입 2265억 CB 전환가에 숨은 '기술이전 실패' 대비 장치

디앤디파마텍 주가가 9만원선을 회복하며 한 달 새 펼쳐진 롤러코스터 장세의 한복판에 다시 섰다.
디앤디파마텍은 6월 9일 9만600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전일 대비 15%대 상승했다. 5월 27일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 자보페그두타이드(개발코드명 DD01)의 미국 임상 2상 48주 조직생검 결과를 공시한 직후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다. 시가총액은 3조6000억원대로 불어나 코스닥 25위에 올랐다.
주가 흐름과 실적의 방향은 정반대다. 회사의 2025년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9.9%, 당기순손실은 31.9% 확대됐다. 라이선스 및 용역 매출 감소가 실적 악화의 직접 원인이었다.
DART 전자공시를 통해 최근 30일간 회사가 내놓은 신고 내역을 보면 주가를 움직인 동력의 성격이 드러난다.
핵심은 5월 27일자 임상 결과 공시 한 건이다. 회사는 MASH 치료제의 핵심 허가 평가지표인 '지방간염 악화 없는 섬유화 개선'과 '섬유화 악화 없는 지방간염 소실', 두 지표를 함께 충족한 복합지표까지 세 가지 조직학적 평가지표 모두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치를 뜯어보면 환자 규모는 크지 않다. 임상은 미국 12개 기관에서 체질량지수 25㎏/㎡ 이상 과체중·비만을 동반한 환자 6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기저·48주 조직생검을 모두 완료한 35명(위약군 19명, 투약군 16명)이 유효성 분석 대상이었다.
이번 데이터가 시장에서 '반전'으로 읽힌 배경은 직전 결과에 있다. 같은 임상의 24주차 분석에서는 일부 바이오마커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48주 조직생검이 그 공백을 메운 셈이다.
DD01 임상 책임자인 마젠 누레딘 박사는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투약 환자의 절반에서 1단계 이상의 섬유화 개선이 확인된 점은 간질환 학계에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 모든 기대가 아직 계약서 한 장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이사는 "글로벌 파트너링 논의를 적극 가속화해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미국 투자은행과 기술이전을 위해 협력 중이지만 임상 톱라인 발표 시점까지 별도의 딜은 성사되지 않았다.
증권가의 시선도 이 지점에 맞춰져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섬유화 개선 데이터에서 P값이 미달했음에도 개발이 중단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면서도 "기술이전이 목표라면 결국 섬유화 개선 데이터가 유의미한 숫자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금 조달 공시는 회사가 이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뤘는지를 보여준다. 디앤디파마텍은 임상 결과 공개에 앞서 4월 15일 2265억원 규모의 제2회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고 5월 초 납입을 마쳤다. 표면이자와 만기수익률은 모두 0%로 설정됐다.
전환 조건에는 임상 실패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녹아 있다. CB 전환가액은 7만7736원으로 책정됐으나 시가 하락 시 최저 5만4416원까지 조정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구간은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주가가 빠지더라도 투자자 손실을 일정 부분 방어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조달 자금의 용처도 단일 후보물질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을 가리킨다. 회사는 자금을 DD01의 임상 잔여 비용과 함께 차세대 파이프라인인 섬유화증 치료제 TLY012의 미국 임상 1·2상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2027년 초 TLY012 임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급등은 시장 경보로 이어졌다. 한국거래소는 5월 28일 종가가 5일 전보다 60% 이상 오르고 5일 주가상승률이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의 5배를 넘어선 점 등을 들어 5월 29일자로 이 종목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소는 지정일 이후 추가 급등 시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변동성은 곧바로 현실화됐다. 6월 1일 장중 8만3300원까지 밀리며 12% 가까이 하락했고 당시 거래대금만 1545억원을 넘었다. MASH 시장에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보스턴 파마슈티컬스 인수(20억달러), 로슈의 89바이오 인수(35억달러), 노보 노디스크의 아케로 테라퓨틱스 인수(52억달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격적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LG생활건강 '하나미 비컴 궁', 5,000만 정 돌파∙∙∙이너뷰티 시장 공략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