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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대한약품·신일제약 부채비율 한 자릿수 신약 적자에도 안 흔들리는 '곳간형 제약주'

신약 개발 적자에 휘청이는 바이오와 달리, 빚이 거의 없는 제약사들이 조용히 현금을 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사업보고서와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명인제약, 대한약품, 신일제약 세 곳은 부채비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차입금이 사실상 '0'에 가까운 무차입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부채비율 100% 이하를 안정권으로 보는데 이들은 그 기준을 크게 밑돈다.
먼저 코스피 상장사 명인제약은 곳간 규모가 가장 크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 473억원, 자본총계 794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6.0%다. 은행 차입금은 없다.
현금 동원력도 뒷받침된다. 명인제약은 현금성 자산을 약 4800억원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1945년부터 이어진 수액·주사제 외길을 걸어온 대한약품과 달리, 명인제약은 '이가탄'과 '메이킨Q'로 알려진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강자다.
수익성이 현금을 떠받친다. 명인제약은 2025년 매출 2873억원, 영업이익 9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30%를 넘는 구조가 8년째 이어지면서 벌어들인 이익이 자본으로 쌓이는 선순환이 작동했다.
두 번째는 코스닥 상장사 대한약품이다. 수액과 주사제라는 단일 영역에 집중해 온 이 회사는 무차입 구조에 현금성 자산을 900억원 가까이 쌓아두고 있다. 연매출 2000억원 규모 회사로서는 두툼한 완충판이다.
대한약품의 강점은 꾸준함에 있다. 최근 10년 누적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넘었고 같은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18%대를 유지했다. 2025년에는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이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세 번째 신일제약 역시 빚 부담이 가볍다. 2025년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 189억원, 자본총계 228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8.3%다. 미지급 법인세와 차입금 감소로 부채가 전년 대비 34.2% 줄었다.
다만 신일제약은 외형이 뒷걸음쳤다. 2025년 연결 매출은 778억원으로 전년 956억원 대비 18.6% 감소했다. 제네릭 출시 확대와 시장 경쟁 심화가 영업환경을 압박한 결과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110억원, 순이익은 129억원이었다.
세 회사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신약 임상에 거액을 쏟아붓는 대형 바이오와 달리, 검증된 처방 품목으로 안정적 현금을 만들어 내부에 쌓는다는 점이다. 외부 차입에 의존하지 않으니 금리 변동이나 자금시장 경색에 흔들릴 여지도 작다.
물론 같은 구조가 한계로도 읽힌다. 빚을 내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지 않는 만큼 폭발적 외형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신일제약의 매출 감소는 검증된 품목에 의존하는 전략이 시장 변화 앞에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쌓아둔 현금의 향방이 다음 변수다. 명인제약은 4800억원대 현금을 바탕으로 펠렛 설비 도입과 CNS 신약 임상에 투자하고 있고 연 219억원 규모 배당도 이어간다. 곳간을 성장과 주주환원 중 어느 쪽에 더 쓰느냐가 이들 '곳간형 제약주'의 다음 평가를 가를 전망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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