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T세포 소진 막는 '자체 제동' 스위치 개발 체내서 직접 생성…혈액암 넘어 새 영역으로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가 혈액암을 넘어 고형암과 자가면역질환까지 넘보는 '초격차'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9일 중국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밸리(生物谷)에 따르면, 최근 스탠퍼드대,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 등 세계 유수 연구기관들은 CAR-T 세포의 고갈 문제를 해결하고, 고형암의 방어벽을 뚫고, 자가면역질환까지 치료하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가장 큰 난제였던 T세포 '소진(exhaustion)'과 '노화(senescence)'를 해결할 실마리가 나왔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CAR 수용체에 15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작은 '스위치'를 삽입, CAR-T 세포가 활성화될 때 스스로 표면 수용체를 잘라내 전투력을 보존하는 '자체 제동'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
로저스대 연구팀은 '셀 리포츠(Cell Reports)'를 통해 CAR-T 치료 실패의 주요 원인이 환자에게서 채취한 T세포 자체가 이미 노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치료 전 환자의 T세포 상태를 점검해 치료 성공률을 예측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전체 암의 90%를 차지하는 고형암 정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MSK 연구팀은 암세포뿐만 아니라 암세포를 보호하는 주변 지지세포(섬유아세포 등)에도 공통으로 발현하는 'uPAR'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CAR-T를 개발했다. '셀'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uPAR CAR-T는 폐암, 췌장암, 난소암 등 다양한 고형암 동물 모델의 전이까지 완벽히 제거하는 강력한 효과를 보였다.
CAR-T의 활약 무대는 더 이상 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독일 에를랑겐 대학병원은 생명을 위협하는 3가지 자가면역질환을 동시에 앓던 환자를 CAR-T로 치료해 1년 이상 약물 없이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의학저널 '메드(Med)'에 보고했다. 이는 CAR-T가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의 근본적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치대학 연구팀은 '약리학 동향(Trends in Pharmacological Sciences)' 리뷰 논문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의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데 CAR 기반 면역세포치료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치료제 생산 방식도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웨스트레이크 연구소는 환자의 몸 밖에서 세포를 복잡하게 가공하는 대신, 유전물질(mRNA)을 실은 적혈구를 주입해 체내에서 직접 면역세포를 CAR세포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해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했다. 이는 수억 원에 달하는 치료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게임체인저 기술로 평가받는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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