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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상용화·플랫폼 로열티 본격화 큐로셀·알테오젠이 가른 두 번째 길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사업 문법이 '기술이전 후 마침표'에서 '직접 시장 침투·로열티 누적'이라는 두 갈래로 분기하기 시작했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큐로셀의 키메라 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 '림카토'(성분명 안발캅타젠오토류셀)가 국내 42호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기업이 직접 첨단재생바이오 의약품을 상용화한 첫 사례가 나왔다.
다음날인 4월 30일에는 퓨쳐켐의 전립선암 진단 방사성의약품 '프로스타뷰주사액'이 43호 신약에 등재됐다. 1999년 1호 '선플라주' 이후 26년간 41건이 누적된 흐름과 비교하면 첨단치료제 영역에서의 허가가 짧은 간격으로 이어진 셈이다.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신약 숫자'가 아니라 사업 구조의 분화다. 그간 국내 바이오텍의 표준 모델은 후보물질을 발굴해 임상 초기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권리를 넘기는 라이선스아웃(L/O)이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집계 기준 지난해 기술수출 규모는 약 145억3000만달러(약 20조8400억원)로 종전 최대치인 2021년 13조원대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마일스톤 회수와 임상 지연·반환 리스크는 여전히 구조적 약점으로 남아 있다.
큐로셀의 림카토는 이 모델의 변형을 보여준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OVIS' 기술을 적용한 CD19 CAR-T 치료제를 직접 허가까지 끌고 갔다. 큐로셀 측은 림카토가 별도 제조 시설 없이도 사용 가능해 지방 거점 병원까지 판매처를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노바티스·길리어드 등 일부 빅파마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영역에서 국내 기업이 자체 제조·공급 체계를 갖췄다는 의미다.
다만 상업화 변수는 별도로 작동한다. CAR-T 치료제는 1회 투여 단가가 수억원대에 형성돼 건강보험 등재 조건이 매출을 좌우한다. 림카토 역시 약가 협상과 위험분담제(RSA) 적용 가능성이 남아 있다.
큐로셀은 림카토 허가 직전인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363억5000만원 규모 전환사채(CB)와 363억원 규모 전환우선주(RCPS)를 합친 727억원 규모 자금 조달안을 결의했다. 운영자금에 697억원, 시설자금에 30억원이 배정됐다. 고형암 CAR-T 등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개발과 2028년까지 상업용 GMP 공장 고도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스틱이노베이션·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청약에 참여한다.
사업모델 분기의 다른 축은 알테오젠이 맡고 있다.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로 바꿔주는 '하이브로자임(ALT-B4)' 플랫폼이 머크(MSD) 키트루다 SC 제형 '큐렉스'에 적용돼 지난해부터 매출이 잡히기 시작했다. 알테오젠은 2025년 별도 기준 매출 2021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17%, 27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3%에서 57%로 뛰었다.
쟁점은 로열티율이다. 머크가 분기보고서(Form 10-Q)를 통해 공개한 키트루다 SC 로열티는 순매출의 2%로, 그간 증권가가 4~5%대를 가정해온 컨센서스의 절반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알테오젠 매출 추정치를 하향했고, 하나증권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면서 가치 산정 기준을 재조정했다.
낮아진 비율을 메우는 변수는 침투 속도와 특허 존속기간이다. UBS는 머크가 SC 출시 18~24개월 내 30~40%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분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전환율이 70%까지 갈 수 있다고 봤다. 알테오젠의 ALT-B4 물질특허는 미국에서 2043년 초까지 유효해 통상 신약의 허가 후 10년 로열티 회수 기간보다 길다.
알테오젠은 올해 들어서도 GSK 자회사 테사로와 약 3900억원, 바이오젠 인터내셔널과 5억7900만달러(약 8675억원) 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추가했다. 현재까지 8개 글로벌 제약사가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을 도입했다. 회사는 코스피 이전상장을 공식 검토 중이다.
두 회사가 가른 갈래를 종합하면 국내 바이오의 다음 과제가 드러난다. 자본력·플랫폼·임상 경쟁력이 동시에 작동해야 글로벌 무대에서 이원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에서 한미약품·셀트리온·리가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 등이 ADC·이중항체 데이터를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대형 제약사도 사업모델을 재편 중이다. 일동제약은 비만 신약 자회사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했고, 리가켐바이오는 머크 출신 한진환 전무를 신약연구소장으로 영입해 '기술수출'에서 '글로벌 상업화'로 정체성을 옮기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김경아 사장은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매년 신약 후보물질을 1개 이상 추가하는 '한국형 빅파마'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글로벌 빅파마의 대형 인수·합병(M&A)을 보면 플랫폼이 아니라 임상 3상 성공 가능성이 있는 신약을 수십조 원에 인수한다"며 "한국 바이오도 결국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임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선스아웃 일변도의 한계를 짚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 그랜드뷰리서치 추산 글로벌 CDMO 시장 규모는 2024년 1550억달러에서 2026년 2466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CDMO 규제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국내 위탁생산·플랫폼 기업의 협상 입지는 넓어지는 흐름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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