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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첫 전면파업 코앞, 협상장엔 위원장 부재" 1분기 영업익 5808억 넘는 손실 추산…글로벌 고객사 줄문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사 15년 만에 첫 전면 파업을 하루 앞둔 30일, 협상 테이블 앞에 노조위원장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30일 바이오업계와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위원장은 부분 파업이 진행 중이고 5월 1일 총파업이 예고된 시점에 하와이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오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진행되는 노사 막판 대화에도 박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존 림 대표는 이날 오전 타운홀 미팅을 열고 임직원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사측 수장이 현장으로 들어가는 사이, 노조 핵심 지도부는 협상장을 비운 셈이다. 박 위원장은 "임신한 아내와의 사전 계획된 일정"이라고 해명했다.
부분 파업은 이미 28일 시작됐다. 정제 공정에 들어가는 자재 소분 부문 조합원 60여명이 투입되며 신규 배치(batch·생산 단위) 실패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월 1일부터 5일까지 예정된 전면 파업이 현실화되면 손실 폭은 한 차원 다른 규모로 불어난다.
전자공시시스템(DART)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2일 공시한 1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1조2571억원, 영업이익 5808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였다. 사측이 추산한 파업 직접 손실액 6400억원은 1분기 영업이익을 통째로 넘어서는 수치다. 1~4공장 풀가동과 5공장 램프업으로 끌어올린 한 분기 성과가 닷새 만에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진짜 위협은 숫자 너머에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세포 배양에서 정제·충전까지 끊김 없이 이어지는 연속공정 기반이다. 한 단계라도 중단되면 전체 원료를 폐기해야 한다. 1분기 말 누적 수주 잔고 31조원(214억달러), 매출의 97%를 차지하는 글로벌 고객사들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 후폭풍은 위약금 차원을 넘어선다.
전자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노조는 글로벌 유료 보도자료 플랫폼을 통해 임단협 교섭 결렬과 총파업 예고 사실을 해외에 직접 전파했다. 사측 매출 구조의 약점을 정조준한 셈이다. 노조 측은 입장문을 통해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 1인당 약 10만원(66달러) 수준의 보상도 지급하지 않는 상황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이 메시지가 외부에 알려진 직후,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이 납기 지연과 생산 차질 가능성을 잇달아 문의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의 판단은 절반의 제동이었다.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유아람 부장판사)는 23일 사측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농축·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3개 마무리 공정에 대해서만 파업이 제한됐고, 세포 배양 등 초기 핵심 공정은 쟁의권이 인정됐다. 노조가 "큰 제약이 없다"라며 5월 1일 강행을 공식화한 배경이다. 사측은 인용되지 않은 부분에 즉시 항고했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임금이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 격려금 3000만원 지급,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당, 주요 경영·인사권 행사 시 노조 사전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임금 인상률 6.2%안을 고수 중이다. 지난해 12월부터 13차례 교섭이 진행됐지만 접점은 좁혀지지 않았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 1일 파업이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치명적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업이 단일 사업장 임단협을 넘어 K바이오 공급망 신뢰도와 직결된 사안으로 격상된 것이다.
대응 카드도 사측 사정대로 매끄럽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부서 배치를 받지 않은 신입사원의 생산 현장 투입을 검토 중이다. 5주간 공통·직무 교육을 마친 인력을 자재 이동 등 생산지원 업무에 한정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박 위원장은 "신입사원이 충분한 교육 없이 생산 공정이나 물류 업무에 투입되면 안전과 의약품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단기 손실이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DMO 사업은 품질 보증과 납기 준수 등 생산 안정성이 곧 수주 경쟁력"이라며 "파업으로 인한 공정 차질은 글로벌 고객사의 이탈과 향후 수주 계약에 수조원대의 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립 이후 트랙레코드 확보에 들인 시간과 비용을 닷새 만에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는 평가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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