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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씨씨엘, 전국 30개 기관 검체 통합 분석 해외 의존 낮추는 전환점…다국가 임상 대응은 과제

국산 1호 비만 신약 '에페'의 임상 3상을 뒷받침한 토종 센트럴랩의 완주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임상시험 검체분석 기관 지씨씨엘은 5일 한미약품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제품명 에페)의 국내 임상 3상에서 약동학(PK) 분석과 센트럴랩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해 상용화한 국내 첫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다. 외산 치료제가 독점해 온 시장에 진입해 본격적인 처방에 들어간 신약이다.
임상 3상은 신약 승인의 핵심 분수령이지만 전국 수십 곳의 대형 병원에서 각각 채취되는 검체의 물리적 한계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병원마다 분석 장비나 보관 온도, 측정 방식에 미세한 차이가 생기면 데이터 편차가 발생해 규제 당국 심사에서 치명적 결함이 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임상 참여 기관의 모든 검체를 단일 표준 기관으로 수거해 일관된 기준으로 검증하는 체계가 센트럴랩이다. 지씨씨엘은 이번 임상 3상에 참여한 전국 약 30개 대형 임상시험 기관에서 채취된 검체의 수거부터 정온 운송, 보관, 분석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했다.
약물이 체내에서 흡수·배출되는 양상을 측정하는 PK 분석과 주요 혈액 임상검사 데이터를 단일 표준으로 일괄 도출해 다기관 임상의 데이터 일관성을 지켜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GCLP) 전 분야 인증 역량을 투입해 대규모 환자군에서 나온 복잡한 검체 흐름을 통제했다.
국내 대사질환 신약 개발에서 토종 랩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역량 확보는 제약 산업 생태계 전반의 비용과 개발 속도를 좌우하는 요인이다. 그동안 국내 다기관 3상이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하는 신약 개발사들은 신뢰도 확보를 이유로 해외 센트럴랩에 검체를 항공 운송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해외 운송은 냉동 보관 검체의 변질 위험이 크고 시료 반출에 따른 행정 절차와 물류 비용이 막대해 임상 일정 지연의 주원인으로 꼽혀 왔다. 국내 센트럴랩이 30개 기관 규모의 대형 3상 검체 분석을 완주한 실적은 국내 바이오 생태계의 분석 외주 의존도를 낮추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펩타이드 기반 GLP-1 약물은 체내 반감기와 잔류 농도를 면밀히 측정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정밀한 PK 분석 실적을 확보한 것은 대사질환 파이프라인의 후속 임상 유치에도 유리한 고지가 될 수 있다.
다만 국산 센트럴랩이 글로벌 수준의 분석 파트너로 자리 잡으려면 단일 국가 임상을 넘어선 다국가 임상 프로토콜 대응력을 꾸준히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국내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다국가 3상으로 확장될 때 해외 거점 랩과의 데이터 호환성을 확보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의 현장 실사를 통과할 품질 관리 체계의 연속성이 향후 성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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