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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바이오마커, 탐색적 중개연구 성격…확정 로열티 없어 FDA 동반진단 승인 받아야 구조적 수익 모델 완성

루닛이 미국 서밋 테라퓨틱스와 맺은 AI 바이오마커 연구 협약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초기 탐색적 중개연구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루닛은 지난달 26일 미국 나스닥 상장사 서밋 테라퓨틱스와 AI 바이오마커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상업화 단계의 독점 라이선스나 확정 로열티 계약이 아닌 파일럿 성격에 가깝다.
AI 바이오마커 기술이 일회성 연구 분석 수수료를 넘어 신약 판매와 연동되는 구조적 수익 모델로 자리 잡으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거친 정식 동반진단(CDx) 도구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밋이 개발 중인 이보네시맙은 면역관문 단백질 PD-1과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항체다. 지난 9월 세계폐암학회(WCLC 2026)에서 머크(MSD)의 키트루다 대비 전체생존기간(OS)을 유의미하게 연장한 임상 3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서밋에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자사 항체약물접합체(ADC)와의 병용 글로벌 임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이보네시맙이 임상 3상을 확장하고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어떤 환자군에서 왜 효과가 우수한지'를 입증할 바이오마커가 부재하다는 점이 난제로 꼽힌다.
루닛은 자체 개발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일반적인 H&E 염색 조직 슬라이드에서 종양침윤림프구의 공간적 분포와 기질 조직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별도 추가 염색이나 복잡한 유전자 분석 없이 기존 임상 검체만으로 대규모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협력의 동력이 됐다.
협약 발표 당일 루닛 주가는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계약 구조를 차분하게 바라본다. 공시에서 확정 계약금이나 마일스톤, 검체당 분석 수수료 체계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루닛 스코프 부문 매출은 약 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성장했으나 회사 전체 매출과 고정비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초기 단계다.
AI 병리 모델이 신약 개발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수익을 내려면 임상 시험의 보조적 분석 도구에서 허가용 임상 3상의 환자 선별 기준이 되는 동반진단 단계로 격상돼야 한다. AI 바이오마커가 신약 라벨에 투여 환자군 결정 도구로 함께 등재돼야 약물 처방 때마다 진단 수가가 안정적으로 발생한다.
규제기관이 AI 알고리즘의 해석 불투명성(블랙박스 문제)을 이유로 동반진단 승인 문턱을 높일 경우 연구 협약이 후속 계약 없이 종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루닛은 흉부 엑스레이 및 유방촬영술 판독 보조 소프트웨어 등 의료영상 진단 부문에서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을 92%까지 끌어올렸지만 글로벌 임상 연구비와 해외 법인 확장 비용이 지속 투입되며 영업적자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루닛 스코프의 잠재 가치를 5000억 원 이상으로 산정하지만 연구 협력이 대규모 수주와 현금 창출로 이어지기까지의 시간차는 추가 자금 조달이나 유동성 관리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밋이 준비 중인 다국가 후속 임상 프로토콜에 루닛 스코프 IO가 환자 선별 바이오마커로 공식 명시될 수 있을지, FDA 인허가 트랙에 동반진단 솔루션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가 루닛의 신약 AI 플랫폼 사업의 장기적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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