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안동 헴프 특구, 미량 칸나비노이드로 실증 대상 전면 확대 마약류관리법 개정 지연에 상용화 출구 막혀

경북도가 안동 산업용 헴프(대마) 규제자유특구의 실증 대상을 내년부터 칸나비디올(CBD) 단일 성분에서 미량 칸나비노이드로 전면 확대한다. 다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이 지연되면서 기술 축적이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도는 1일 안동 헴프 특구의 실증 연구 대상을 칸나비게롤(CBG), 칸나비놀(CBN), 칸나비크로멘(CBC) 등으로 넓힌다고 밝혔다. 헴프 특구에 마약류 원료관리센터를 시범 운영하고, 스마트팜 재배단지부터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 완제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이어지는 대마 산업 파운드리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간 국내 대마 규제 실증은 환각 성분(THC) 함유량 0.3% 미만 헴프에서 비환각성 치료 물질인 CBD를 분리·정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글로벌 바이오 제약 시장은 극미량 존재하는 비마약성 성분의 치료 효능에 주목하고 있다. CBG는 항염증·신경세포 보호, CBC는 통증 완화·항우울, CBN은 수면 장애 완화 가능성으로 연구 영역을 넓히며 CBD 대비 수 배에서 최대 10배의 고부가가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기술적 성과가 실제 매출과 상용화로 이어지는 출구가 막혀 있다는 점이다. 2020년 8월 지정된 안동 헴프 특구는 2024년 11월 4년간의 실증특례를 마친 뒤 법 개정 지연으로 임시허가 체제로 연장됐다. 기업들은 설비 투자를 하고도 제품을 국내 시장에 판매하지 못하고 제한적인 해외 수출 실증에만 매달려 왔다.
핵심 병목은 마약류관리법이다. 현행법은 대마의 성분을 분리하지 않은 채 잎과 꽃, 미성숙 종자 전체를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THC와 CBD·CBG 등을 화학적·의학적 특성에 따라 분리해 비마약성 유효 물질의 제조와 내수 공급을 허용하는 입법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CDMO 파운드리도 폐쇄된 특구 안 임시 시설에 머무를 위험이 크다.
해외 주요국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대마취체법을 개정해 THC 함량 기준을 정립하고 산업적 활용의 빗장을 열었으며, 미국과 유럽도 성분별 규제 완화로 수조 원대 바이오 원료 시장을 선점했다. 국내 특구 기업들은 실증 기한이 연장될 때마다 법적 불확실성에 부딪혀 상업화와 대규모 투자 유치를 망설이고 있다.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은 국회에 발의돼 있으나 사회적 편견과 오남용 우려 등을 이유로 계류를 거듭하고 있다. 실증 품목 다변화와 인프라 투자 확대가 법적 상용화 로드맵 없이 진행되면 참여 기업의 연구비·유지비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