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길리어드 CAR-T 치료제, 임상 근거에도 3차 치료에만 급여 DLBCL 환자 10년 새 1.9배…조기 처방 길 막혀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CAR-T 치료제 예스카타가 장기 생존율을 끌어올리는 임상 근거를 쌓고도 국내에서는 초고가 약값과 건강보험 재정 장벽에 막혀 2차 치료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31일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예스카타는 1회 투여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높였다는 데이터를 확보했으나, 국내 급여 체계는 3차 이상 치료에만 이를 인정하고 있다.
국내 DLBCL 환자는 2015년 8095명에서 2025년 1만 5379명으로 10년 새 약 1.9배 늘었다. DLBCL은 진행이 빠른 공격성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통상 R-CHOP 요법을 1차 치료로 쓴다.
그러나 환자의 30~40%는 1차 치료에 불응하거나 치료 종료 후 12개월 이내에 재발한다. 이들 조기 재발 환자는 기존 2차 표준요법인 고용량 구제항암화학요법과 자가조혈모세포이식(ASCT)을 받아도 2년 생존율이 20% 안팎에 그친다.
예스카타는 환자의 T세포를 추출해 암세포 표면의 CD19 항원을 표적하도록 유전자를 도입한 1회 투여 자가유래 면역세포치료제다. 글로벌 3상 임상 ZUMA-7 연구의 4년 추적 분석에서 예스카타는 표준치료 대비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58% 낮췄다.
4년 전체 생존율은 예스카타 투여군이 54.6%로 표준치료군(46.0%)보다 높았고 사망 위험은 27% 줄었다.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조기 재발 환자의 2차 치료에 예스카타를 최고 권고 수준인 '카테고리 1'로 지정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예스카타의 2차 치료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8월 18일 예스카타를 1차 치료 불응 및 조기 재발 성인 환자의 2차 치료와 두 차례 이상 전신 치료를 거친 재발·불응성 환자의 3차 치료로 허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6년 1월 21일 제1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3차 이상 치료에만 급여기준을 설정하고 2차 치료는 급여기준 미설정 판정을 내렸다. 같은 해 5월 7일 제5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도 3차 이상 적응증에 한해서만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회당 수억 원대에 달하는 CAR-T 약제의 건보 재정 부담이 있다. 3차 치료제로 먼저 등재된 노바티스의 킴리아는 복합 위험분담제(RSA)와 성과기반 지불제를 적용받았음에도 단일 품목 기준으로 상당한 청구액을 기록하고 있다.
예스카타를 2차 치료부터 급여로 인정하면 대상 환자군이 3차 말기 환자보다 크게 늘어 재정 지출 압박이 커진다는 점이 보건당국의 핵심 고민이다. 킴리아가 과거 임상(BELINDA)에서 2차 치료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것과 달리 예스카타는 임상 근거를 확보했음에도 재정 장벽에 3차에 묶인 셈이다.
이에 따라 조기 재발 고위험군 환자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2차 치료 단계에서 예스카타를 쓰지 못하고 있다. 수억 원의 전액 비급여 약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대다수 환자는 독성이 강하고 성공률이 낮은 기존 구제항암요법과 세포이식을 먼저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장기 손상이나 질병 악화로 전신 상태가 나빠진 뒤에야 급여가 인정되는 3차 CAR-T 치료를 시도할 수 있지만,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종양내과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는 2026년 7월 예스카타의 2차 치료 급여를 재신청했고 환자와 가족들의 국민청원도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오는 11월 암질환심의위원회 등에서 예스카타의 2차 치료 급여 진입 여부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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