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연 50개 선발해 최대 5년 지원…임상 비용엔 크게 못 미쳐 바이오벤처 창업 3년새 절반 급감…죽음의 계곡 해소 관건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제약바이오 유망 기업을 공동 발굴해 임상과 금융을 한 묶음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핵심 재원이 신약 1개 임상 비용에도 못 미쳐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양 부처는 29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성장 잠재력을 지닌 제약바이오 중소벤처기업을 매년 50개씩 선별해 2030년까지 총 200개사를 집중 지원하는 'K-제약바이오 프론티어기업 육성 방안'을 확정했다.
신약개발 20개사, 의료기기·디지털헬스 20개사, 바이오소재·생산기술 10개사 등 세 분야로 나눠 양 부처가 공동으로 기업을 발굴한다. 선정 기업에는 성장디렉터를 매칭해 2년간 초기 맞춤형 지원과 성과 평가에 따른 3년간 후속 지원을 결합해 최대 5년간 동행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업 배경에는 바이오 생태계의 양극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조사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는 2020년 23조2000억원에서 2024년 31조7000억원으로 36.6% 성장했다.
반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창업 수는 2020년 581개에서 2023년 288개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벤처캐피털의 보수적 자금 집행과 고금리 기조 속에 초기 신약개발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고사한 결과다.
기존 지원 체계의 맹점도 있었다. 신약개발 벤처기업은 중기부 기술개발 지원사업으로 초기 후보물질을 발굴한 뒤, 비임상·임상 단계에서는 복지부 사업을 개별적으로 다시 신청해야 했다. 부처 간 정보 단절과 제각각인 평가 주기로 연속적 자금 확보에 실패하며 이른바 '죽음의 계곡'에 빠지기 일쑤였다.
문제는 정책 목표와 실제 공급 자본 사이의 간극이다. 양 부처는 중기부 연구개발 전담은행을 통해 3년간 600억원의 직접 투자와 900억원 규모의 기술보증기금 사업화 보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총 15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 구상이지만, 이를 연간 50곳, 3년간 선정될 150여개 기업 수로 단순 계산하면 기업당 배정되는 직접 투자와 보증 규모는 매년 수억원에서 십억원 안팎에 그친다.
통상 바이오벤처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 1·2상에 진입하는 데만 수백억원대 자금이 투입된다. 대규모 피험자 모집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MC) 비용이 필수인 신약개발 특성상 3년간 600억원 수준의 직접 투자는 임상 지속을 담보하기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사전 설명회에서 규모 한계가 지적되자 정부 측은 전담은행 자금 외에 인공지능 딥테크 펀드나 복지부 메가펀드 등 외부 모태펀드 출자 자금을 연계하겠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집행 여부가 유동적인 간접 자금에 불과하다.
이번 정책이 전시성 협업에 그치지 않으려면 자금의 양적 한계를 상쇄할 사업화 성과 창출 모델이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모델 검증과 공공 의료데이터 개방,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제 변화에 맞춘 오가노이드·장기칩 등 동물대체시험 인프라 확충이 실제 임상 기간과 비용을 얼마나 줄일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해외 제약사의 기술 수요를 사전에 파악해 초기 단계부터 기술이전이나 공동 개발로 직결시키는 수요 기반 국제공동 연구개발 체계가 얼마나 조기에 가시화되느냐에 따라 200개 프론티어기업 육성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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