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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진단제 수요 급증 대비…호남·충청권 당일 공급망 구축 키순라 출시로 PET 검사 2~3배 증가 전망

방사성의약품 전문기업 듀켐바이오가 전북 정읍 첨단과학산업단지 내 토지를 매입하며 신규 제조시설 건립에 나섰다.
듀켐바이오는 28일 정읍 부지 매입 대금 7억678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한 총 343억2900만원 규모 신규 시설 투자의 후속 조치다.
회사는 부지 확보를 시작으로 정읍에 방사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과 연구개발 시설, 방사성동위원소 및 원료의약품 제조 라인을 단계적으로 세울 계획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의 짧은 반감기가 만드는 공급 병목을 사전에 해소하는 데 있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에 가장 널리 쓰이는 방사성동위원소 불소-18의 반감기는 약 110분이다.
제조 직후부터 방사능이 빠르게 감소해 통상 제조 후 서너 시간 안에 의료기관에 도착해야 한다. 그동안 수도권과 영남권 거점 중심의 공급망으로는 호남과 충청 남부권 병원에 이른 아침 첫 검사용 약물을 적기에 공급하기 어려웠다.
정읍 시설이 완공되면 인근 대형 병원으로 약품을 당일 직배송하는 경로가 확보돼 폐기 손실률을 낮추고 운송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수요 측면에서도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순라가 국내 허가와 출시를 준비하면서 치매 진단제 처방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확인하는 PET 진단제 뉴라체크와 비자밀을 국내에서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레켐비는 주로 투약 전 환자 선별 단계에서 1회성 진단 검사를 요구했다. 반면 키순라는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일정 수준 이하로 제거되면 투약을 중단할 수 있도록 설계돼 치료 도중 추적 검사가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이에 따라 환자 1인당 PET 검사 횟수가 2배에서 3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듀켐바이오의 치매 진단제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32억90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45억5000만원으로 38% 이상 증가했다.
정읍은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용 사이클로트론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와 국가독성과학연구소 등 연구 기관이 집적된 곳이다. 듀켐바이오는 이곳에서 진단제뿐 아니라 암세포를 타격하는 방사성리간드치료제 위탁생산까지 시야에 넣고 있다.
다만 340억원대 시설 투자가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읍 생산라인의 본격 상업 가동은 일러야 수년 뒤로 계획돼 있어 당장 임박한 키순라 처방 초기 수요는 기존 시설의 가동 횟수를 늘려 대응해야 한다.
방사성의약품 제조소는 일반 바이오 공장과 달리 엄격한 방사선 차폐 시설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동시에 통과해야 해 준공과 허가 일정이 지연될 위험도 있다.
키순라의 식약처 품목허가 시점과 비급여 처방 확산 속도, 알츠하이머 혈액 진단 키트 등 대체 진단 기술의 진입 속도도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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