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1000억 원 추가 매입…올해 누적 5000억 원 즉각 소각 대신 배당 확대와 비교해 결정

셀트리온이 1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추가로 사들이며 올해 자사주 매입 결정액을 누적 5000억 원으로 늘렸지만, 이번 매입분의 즉각 소각은 약속하지 않고 내년 정기주주총회로 결정을 미뤘다.
셀트리온은 26일 공시를 통해 보통주 51만4404주, 약 1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장내 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취득 기간은 27일부터 2027년 1월 26일까지 석 달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 4월과 5월, 8월, 9월에 이은 올해 다섯 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올해 들어 이사회가 사들이기로 결의한 물량은 총 264만9666주, 금액으로 5000억 원에 달한다.
회사는 이번 취득분을 두고 즉각적인 소각 절차에 들어가는 대신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의견을 수렴한 뒤 소각과 현금배당 확대 방안을 비교해 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소각 결정을 늦춘 배경에는 연결 당기순이익의 3분의 1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중장기 환원 원칙이 자리한다. 자사주를 즉시 소각하면 영구적인 자본 차감으로 이어져 신규 파이프라인 임상 비용이나 공장 증설, 인수합병(M&A)에 쓸 유연성이 줄어든다.
반면 장내 매수로 유통 물량을 묶어 주가 하단을 지지한 뒤, 연간 실적과 잉여현금흐름이 확정되는 결산 시점에 현금배당과 소각 비율을 조율하면 주주 환원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현금 유출 규모를 통제할 수 있다.
사업 실적은 뚜렷한 외형 확대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잠정 연결 매출액 1조5000억 원, 영업이익 5100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램시마와 트룩시마 등 기존 주력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가운데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의 글로벌 처방 안착과 옴리클로, 스테키마 등 신규 바이오시밀러 라인업의 해외 시장 침투가 본격화한 결과다.
그럼에도 주가가 오랫동안 19만~20만 원 안팎의 박스권에 머물자 경영진은 이익 창출력 대비 시장 저평가를 방어하기 위해 반복적인 장내 매수를 택했다.
시장과 주주의 시선이 모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자사주를 쌓아두는 형태의 매입은 향후 주식기준보상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 잠재적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남긴다.
소액주주 일각에서는 매입 규모보다 취득 주식의 100% 소각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내년 정기주총에서 배당 확대를 명분으로 소각 비중을 줄일 경우 주주 반발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셀트리온의 5000억 원 누적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 주가 하방 지지력을 보강하겠지만 궁극적인 기업가치 재평가는 소각 확정 여부와 직결된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이 이 주식을 실제 소각할지, 현금배당 대체 카드로 활용할지가 주주환원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