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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알테오젠 등 성과에도 시장 반응 냉담 불공정거래·사법 리스크 잇따라…신뢰 훼손

신약 품목허가와 조 단위 기술수출 성과가 잇따르는데도 K-바이오를 향한 시장의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바이오텍과 제약사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굵직한 연구개발 결실을 내놨다. 한미약품은 지난 7일 국내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신약인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아 국내 45번째 신약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앞서 한미약품은 로슈 자회사 제넨텍에 비만 후보물질을 3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알테오젠은 올해 들어 글로벌 빅파마를 상대로 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4건 체결했고, 네오이뮨텍 등도 해외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통상 이런 대형 임상과 허가, 기술수출 실적은 업계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 그러나 시장은 호재에 무감각하고 작은 악재에는 급락세로 반응하는 흐름을 보인다. 그 배경에는 연구개발 실적 뒤편에서 잇따라 드러나는 바이오 기업들의 불투명한 도덕적 해이가 자리한다.
코스닥 대표 바이오주로 꼽히던 에이비엘바이오는 대형 기술수출 호재를 앞두고 임직원들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가 포착돼 지난 9월 금융당국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조 단위 계약 체결이라는 기술적 성과가 내부 경영진과 임직원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약 개발 과정을 흔드는 청탁과 사법 리스크도 이어졌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내세웠던 제넨셀은 전직 고위 공직자 후보자를 통한 식약처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9월 30일 항소심 법원은 창업자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신속한 승인만을 위해 허위 동물실험 자료를 제출하고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주가를 부풀려 이득을 챙기려 했다고 판단했다.
분자진단 기업 랩지노믹스 전·현직 임원 31명은 지난 9월 30일 의료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기소된 사실이 이날 전해졌다. 비의료인이 의사 명의를 빌려 21년간 이른바 사무장병원을 불법 운영하며 요양급여와 코로나19 검사비 등 1조원대 부당이득을 편취했다는 혐의다.
글로벌 경쟁 환경은 갈수록 냉혹해지고 있다. 중국 바이오텍들은 막대한 자본과 임상 속도를 앞세워 글로벌 신약 라이선스 시장에서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에서는 데이터 신뢰성뿐 아니라 계약 상대방의 컴플라이언스 준수 역량과 투명성이 절대적 기준으로 요구된다.
그럼에도 국내 바이오 산업은 소수 기업의 대형 호재성 발표에 기대는 구조에 머물러 있고, 내부에서는 불공정거래와 사법적 비위가 반복되며 투자자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신뢰 붕괴의 비용은 개별 기업의 주가 하락에 그치지 않고 건전하게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까지 닫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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