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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S·GSK·노보와 잇단 대형 기술수출 계약 2027년 '수확기' 전망…미국 시장 진출 의지

중국 제약사 항서제약(Hengrui Pharmaceuticals)이 잇단 대형 기술수출 계약으로 글로벌 바이오 혁신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 전문매체 피어스바이오텍에 따르면 항서제약은 지난 5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총 152억달러(약 20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중국 기업이 맺은 역대 최대 규모 라이선스 계약 중 하나다.
이 계약은 항암·혈액·면역 분야의 초기 단계 프로그램 13개를 대상으로 하며, 계약금은 6억달러다. BMS는 이 가운데 5개 자산을 항서제약과 공동 발굴·개발하기로 했다.
앞서 항서제약은 지난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도 호흡기·면역·염증·항암 분야 자산 12개에 대해 계약금 5억달러, 총 12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두 계약 모두 항서제약이 초기 임상 개발을 전담하는 구조다. BMS는 당시 항서제약의 "발굴 엔진, 플랫폼 기술, 효율적인 초기 개발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항서제약은 1970년 장쑤성 롄윈강에서 설립됐다. 2000년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했고 지난해 홍콩 증시에도 입성했다. 현재 전 세계 15개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며 약 2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회사의 2025년 연간 실적 발표에 따르면 항서제약은 항암, 대사·심혈관 질환, 면역·호흡기 질환, 신경과학 등 4대 치료 분야에서 100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400건이 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AI 기반 플랫폼을 포함한 다수의 전문 R&D 플랫폼은 연간 약 20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텔라인은 항서제약을 자체 발굴 파이프라인 기준 세계 2위 제약사로 평가했다.
장롄산 항서제약 혁신 생태계 담당 부사장은 피어스바이오텍과의 인터뷰에서 2027년이 대규모 파이프라인의 "수확기"가 될 것이라며 "양보다 질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서제약은 지난 5년간 유사약(me-too) 대신 최고 수준의 잠재력을 지닌 차별화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해 왔다. 장 부사장은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은 2000년대 초반의 결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제네릭(복제약)이 주력 수익원이었음에도 항서제약은 신약 개발에 투자한 소수 중국 제약사 중 하나였다.
장 부사장은 미국 일라이릴리와 마르카디아바이오텍에서 펩타이드 치료제 개발을 담당하다 2010년 중국으로 돌아와 항서제약의 글로벌 R&D 책임자로 합류했다.
2026년 상반기 항서제약의 중국 내 신약 매출은 13억달러로 전체 의약품 매출의 63%를 차지했다. 지난 9월에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와 GLP-1/GIP 이중 수용체 작용제 HRS-1596에 대해 최대 26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장 부사장은 현재 R&D 전략의 핵심을 "빠른 추격(fast follow-on)"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승인된 유망 표적을 따르거나 차별화된 프로필의 신약 후보물질을 만드는 방식이다.
그는 차별화가 기존 제품의 미미한 변형이 아닌 충족되지 않은 임상 수요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내성 극복이나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 대한 효능 입증 등이다.
장 부사장은 "여기에 집중하는 동시에 에너지의 약 30%는 진정한 혁신, 즉 최초 계열(first-in-class) 후보물질 발굴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서제약은 현재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다중특이성 항체, 단백질 분해제, siRNA 약물, 경구 펩타이드, PROTAC, 분자 접착제 등 10개 이상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장 부사장은 빠른 추격 프로젝트에서 플랫폼이 R&D 속도를 크게 높인다며 "빠른 추격에서 시간은 생명이자 돈"이라고 말했다.
다만 항서제약의 혁신 가속화에도 걸림돌은 남아 있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은 임상시험을 위한 병원 진입 절차가 길고 국가 차원의 약가 협상이 부담으로 작용해 재정적으로 해외 경쟁사보다 제약을 크게 받는다.
중국에서 20개 이상의 신약이 승인됐음에도 항서제약의 신약 매출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장 부사장은 "아직 '빅파마' 같은 기반이 없어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며 "여전히 전환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수백 개 중국 바이오 기업이 PD-1/VEGF 등 소수 유망 표적이나 이중항체·ADC 같은 유사 모달리티에 몰리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장 부사장은 "모두가 사실상 같은 일을 하면 아무도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서제약은 2025년 5월 홍콩 증시 상장 이후 투자자들의 수익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미국·유럽 등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을 통해 자산을 수익화하고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장 부사장은 "현재의 고도로 차별화된 자산은 해외 임상 수요도 충족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이 정도 규모의 파이프라인을 전부 자체 개발할 재정 여력은 없다"고 말했다.
항서제약은 성숙한 표적의 빠른 추격 자산은 자본과 의학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와 뉴코(New-Co)를 설립하는 방식을 택한다. 2024년에는 GLP-1 자산 4개를 기술수출하고 서방 파트너와 함께 뉴코 '카일레라 테라퓨틱스'를 설립했다. 카일레라는 올해 초 6억2500만달러 규모의 나스닥 기업공개(IPO)를 성사시켰다.
장 부사장은 "적절한 파트너를 고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항상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곳이 자산을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항서제약은 글로벌 시장 진출이 유망한 핵심 자산에 대해 해외에서 12건 이상의 다국가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상당수 프로그램에 미국이 포함돼 있다.
장 부사장은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암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약이라면 중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미국 진입을 막는 것은 상상할 수 없고 명백히 비윤리적"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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