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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원인균 무배양 검출 기술 개발 항생제 반응 2시간 내 평가 가능

재료연구원(KIMS) 연구진이 세균 세포 위와 주변에 플라즈모닉 금속 나노구조를 직접 성장시켜 극저농도의 살아있는 세균을 1시간 안에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0일(현지시간) 애저라이프사이언스에 따르면 KIMS 첨단바이오·헬스케어소재연구본부의 이민영 선임연구원과 박성규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표지물질 없이 세균을 검출하는 표면증강라만산란(SERS) 분석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기존의 배양 증폭 과정 없이 미량의 세균을 1시간 내 검출하고, 항생제에 대한 세균 반응도 2시간 안에 평가할 수 있다. 패혈증 같은 중증 감염병의 신속 진단과 항생제 선택의 정밀도를 높일 기반이 될 전망이다.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신체 반응이 조절되지 않아 장기 기능 장애로 이어지는 치명적 질환이다. 원인 병원체를 빠르게 찾아내고 효과적인 항생제를 제때 투여하는 것이 관건이다.
다만 감염 초기 혈류 내 세균 농도는 극도로 낮아 직접 검출이 어렵다. 기존 혈액배양 검사는 혈액 속 세균을 배양한 뒤 원인균과 적절한 항생제를 확인해야 해 최종 결과가 수십 시간에서 수일까지 걸린다.
KIMS는 앞서 3차원 플라즈모닉 나노구조를 활용해 혈액 내 패혈증 관련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고감도 바이오센서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질병 관련 바이오마커가 아닌 살아있는 원인균 자체를 직접 검출하고 항생제 반응까지 빠르게 평가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연구팀은 세균 세포 자체를 나노구조 성장의 핵 생성 지점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세균 세포 위와 주변에 플라즈모닉 금속 나노구조를 직접 형성해 국소적인 전자기장 증강을 만들고 세균 고유의 라만 신호를 증폭하는 원리다.
SERS는 금이나 은 같은 금속 나노구조 사이 나노미터 크기의 틈에서 형성되는 '플라즈모닉 핫스팟'의 강한 전자기장으로 물질 고유의 약한 라만 신호를 증폭하는 분석 기법이다. 기존 방식은 핫스팟이 수~수십 나노미터에 불과한 반면 세균 세포는 약 1마이크로미터 크기여서 구조적 불일치가 문제였다.
연구팀은 세균을 기존 나노 크기 핫스팟에 정확히 위치시키는 대신, 세균이 있는 곳에 핫스팟을 직접 형성하는 방식으로 접근을 뒤집었다. 별도 표지물질 없이 세균 세포 고유의 라만 신호를 크게 증폭했다.
연구팀은 용액 속 세균 주변에 나노구조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먼저 개발한 뒤, 전기화학 증착을 이용해 세균 표면에 금속 나노구조를 직접 형성하는 방식으로 발전시켰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분석을 결합해 8종의 세균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여과 기능을 통합한 SERS 기판을 개발해 세균을 좁은 영역에 포획·농축한 뒤 주변에 플라즈모닉 나노구조를 성장시켜 신호를 증폭했다. 분리·농축·검출을 단일 기판에 통합한 결과 밀리리터당 약 1~10 집락형성단위(CFU/mL) 수준의 극저농도 세균까지 검출했다.
최신 플랫폼은 세균 생존성과 연관된 SERS 신호 강도 변화를 바탕으로 신속한 항균제 감수성 평가 가능성도 보여줬다. 연구팀은 세균을 첨가한 혈청과 소변 시료에서 검출 성능을 확인했고, 항생제 노출 후 SERS 신호 변화를 분석해 2시간 내 항생제 반응 평가 가능성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향후 혈류 감염과 패혈증 환자의 혈액 시료를 활용한 임상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병원체 직접 검출과 항균제 감수성 검사를 결합한 통합형 신속 정밀진단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민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핵심은 세균이 위치한 곳에 나노구조를 직접 성장시키고 이를 분리·농축 기술과 결합해 극저농도 세균 검출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목표는 감염 환자의 혈액 시료에서 원인 병원체를 신속히 찾아내고 항생제 반응을 평가해 임상의가 패혈증 치료 결정을 더 빨리 내리도록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규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의 핵심은 신호를 증강하는 플라즈모닉 나노구조를 세균 표면 위와 주변에 직접 형성해 기존 SERS의 근본적 구조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실제 임상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초고감도 감염병 진단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철진 KIMS 원장은 "첨단 소재 기술이 감염병 신속 진단이라는 주요 임상 난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며 "소재와 바이오기술 융합을 적극 지원해 공중보건과 국내 바이오·의료기기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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