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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쿨리주맙 시밀러 SB12, 내년부터 10년간 독점 조달 기술 이전 대가로 2500억원 시장 선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중남미 최대 제약 시장인 브라질에서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를 10년간 단독 공급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일 브라질 보건부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SB12(성분명 에쿨리주맙) 공급을 위한 현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브라질 정부의 생산개발파트너십(PDP) 제도를 통해 이뤄졌다.
PDP는 글로벌 제약사가 완제품을 공급하는 동안 현지 제약사와 국영 연구기관에 생산 기술을 단계적으로 전수하는 조건으로, 정부 주도 공공의료체계(SUS) 조달 물량을 장기간 독점 보장받는 제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지 제약사 바이오노비스, 국영 연구기관 바이아파르마와 손잡고 내년부터 10년간 브라질 공공 조달 시장에 SB12를 단독 공급한다.
이번 계약은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 이후 벌어지는 글로벌 시밀러 경쟁사들의 가격 출혈 경쟁을 원천 차단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브라질의 에쿨리주맙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500억원(1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에쿨리주맙은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과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 치료에 쓰이며, 연간 환자 1인당 투약 비용이 수억 원에 이르는 대표적 초고가 바이오의약품이다. 브라질에서는 초고가 약제를 정부 공공의료체계가 사실상 전량 구매해 무상 공급하기 때문에 공공 입찰 시장 점유율이 곧 전체 시장 점유율로 이어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12월 브라질 보건부 산하 의약품청(ANVISA)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뒤 단독 PDP 파트너 자리를 선점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후발 주자의 진입을 차단하고 시장 전체를 흡수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이 같은 진입 장벽 구축은 과거 실적이 뒷받침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9년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SB4(엔브렐 바이오시밀러), 2020년부터 유방암 치료제 SB3(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동일한 PDP 구조로 브라질 공공 시장에 공급해 왔다.
두 품목의 누적 공급량은 600만 개를 돌파했고, 납기 지연이나 품질 결함 없이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며 브라질 보건당국의 신뢰를 쌓았다. 브라질 정부로서도 공급망 중단 위험이 큰 희귀질환 치료제 파트너로 공공 공급 역량이 검증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택한 셈이다.
이번 계약은 공급 제품군이 3종으로 늘어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넘어선 의미가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시밀러 난립으로 처방집 등재를 위해 매년 약가를 깎아야 하는 가격 침식이 심화하고 있다.
반면 브라질 PDP 모델은 현지 파트너사에 생산 기술을 이전해야 하는 반대급부가 따르지만, 10년간 단일 국가 시장 전체를 사실상 독점하며 고정 가격으로 안정적인 마진을 남길 수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 특성상 환자 수는 적어도 약가가 높아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장기 과제도 남아 있다. 계약 기간 바이오노비스와 바이아파르마에 세포 배양과 정제, 완제 공정 등 복잡한 바이오시밀러 생산 기술을 온전히 이전해야 해 기술 유출 방지와 공정 표준화 관리가 필수적이다.
10년 계약 종료 후에는 기술을 넘겨받은 현지 파트너사가 자체 생산으로 브라질 내수 시장을 자급화할 수 있어 회사의 공급 지위 재편도 중장기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브라질 정치·보건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공공 예산 변동 가능성도 주시해야 할 변수다.
그럼에도 격변하는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기술력을 무기로 10년간 2500억원 규모 시장을 선제 봉쇄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선택은 신흥국 공략의 정교한 사업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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