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한미약품, 반환된 비만약 에페오토 국산 신약으로 부활 동구바이오, 경피 전달 기술로 제네릭 탈피 시도

약물을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신약 개발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전략 자산으로 떠올랐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과거 복약 편의성을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여겨졌던 약물전달기술이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권리가 반환된 파이프라인을 국산 신약으로 살려내고, 제네릭 중심의 저수익 구조를 탈피하는 수단으로 위상이 바뀌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7일 국내 개발 45번째 신약으로 품목허가한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오토인젝터주(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대표 사례다.
이 물질은 2015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39억 유로 규모로 기술수출됐지만, 사노피의 사업 전략 재편으로 2020년 권리가 반환되는 부침을 겪었다.
통상 글로벌 반환 물질은 파이프라인 폐기로 이어지기 일쑤지만, 한미약품은 독자 플랫폼인 랩스커버리를 지렛대 삼아 적응증을 당뇨에서 비만으로 전환하고 3년 만에 상용화 허가를 받아냈다.
랩스커버리는 단백질·펩타이드 의약품의 체내 반감기를 늘리는 지속형 플랫폼이다. 면역글로불린 Fc 단편 결합 구조로 주 1회 투약을 가능하게 했고, 투여량을 줄여 부작용을 낮췄다.
한국인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는 40주 차 평균 9.75%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랩스커버리가 없었다면 권리 반환 이후 독자 개발을 완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 제약사들의 약물전달 플랫폼 확보 경쟁은 사업 체질 개선과도 직결된다. 동국제약은 미세구체 기술 기반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DK-LADs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박람회 CPHI 2026에서 류프로렐린 성분의 3개월 제형 전립선암 치료제 로렐린데포주 11.25mg의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하고 기술수출과 완제의약품 공급 논의를 진행했다.
제네릭 제조 비중이 높았던 동구바이오제약도 약물전달기술 도입으로 사업 모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12일 미국 바이오기업 펠라모어, 링크코리아와 차세대 경피약물전달시스템의 국내 개발·상업화를 위한 3자 의향서를 체결하고 16일 세부 내용을 발표했다.
미세바늘 없이도 지질 소포체로 유효 성분을 피부 장벽 너머로 침투시키는 플랫폼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의약품과 웰니스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약물전달기술 확보가 곧바로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한미약품의 에페오토는 첫 국산 비만치료제 타이틀을 얻었지만,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나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 글로벌 대형 품목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
동구바이오제약의 경피약물전달 기술도 현재 의향서 체결 단계로, 특수목적법인 설립과 본계약을 거쳐 인체 대상 유효성 검증과 인허가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피부 투과율과 체내 전달의 일관성, 균일한 대량 생산 품질 유지는 바이오업계에서도 난도가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결국 약물전달기술의 승패는 규제기관 인허가를 넘는 실증 데이터와 가격·편의성 경쟁력에 달려 있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