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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약사 계약 대부분 초기 연구·임상용 수준 북미·유럽 편중 완화 명분…상업 생산 본계약 부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본 시장 공략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실적을 증명할 대규모 상업 생산 본계약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바이오재팬 2026에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펩타이드 등 신규 모달리티 수탁 역량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 리더십을 다지겠다고 선언했다. 도쿄 영업사무소를 발판 삼아 일본 상위 10개 제약사 가운데 다수와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제약사들과 맺고 있는 계약은 대부분 초기 단계의 위탁연구나 소규모 위탁개발, 임상용 시료 생산 프로젝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만 리터급 거대 바이오리액터를 채울 블록버스터 상업 물량 수주는 일본 시장에서 좀처럼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
초기 연구개발부터 상업화까지 단절 없이 지원하겠다는 통합 CDMO 모델도 실효성 측면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다. 고객사가 초기 개발을 위탁했다고 해서 상업 생산 단계까지 같은 파트너에게 넘겨준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제약 주권과 공급망 통제를 중시하는 일본 제약업계의 보수적 생태계에서는 이 같은 유기적 연결이 더욱 작동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일본 안방 시장에는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등 자국 경쟁사가 현지 거점을 기반으로 방어벽을 굳히고 있다. 후지필름은 일본 내 완제·원료의약품 인프라를 확장하고 미국과 유럽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배치하며 일본 빅파마의 글로벌 공급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일본 제약사 입장에서는 자국 내 정책적 지원과 지정학적 공급망 안전성을 감안할 때 한국 송도 공장에 핵심 상업 물량을 완전히 일임할 유인이 크지 않다. 인천 송도의 압도적 설비 용량이 일본 시장 특유의 다품종 소량 생산·정밀 공정 선호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기술적 우위로 제시된 ADC 공정 최적화 기술도 수주전 판도를 단번에 뒤흔들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유체역학을 적용해 접합 공정의 품질 균일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은 기술 세미나 차원의 성과일 뿐 실제 상업 규모 양산 실적 검증과는 층위가 다르다. 다이이찌산쿄 등 일본 선두 기업들은 이미 자체 생산 생태계와 검증된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한 상태다.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아시아 시장 공략은 외형상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명분을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북미·유럽 시장의 성장 둔화 우려와 생산능력 과잉 우려를 방어하기 위한 대외적 메시지에 가깝다는 냉정한 진단이 나온다. 일본 상위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이 공시 기준을 충족하는 대형 수주 잔고로 전환되지 않는 한 통합 서비스와 신규 모달리티를 둘러싼 청사진은 구호에 그칠 위험이 크다.
시장이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일본 제약사와의 단순 미팅 건수나 초기 연구 협력이 아니라 송도 생산 라인의 가동률을 유의미하게 끌어올릴 초대형 장기 공급 계약 체결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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