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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5개월 만에 압수수색…35억원 매출 부풀린 정황 매출채권 1년새 3.5배 급증…대손충당금은 1.7%로 급감

웨어러블 보행재활 로봇 기업 코스모로보틱스가 코스닥 상장 5개월 만에 허위매출 의혹으로 사법 당국의 강제 수사를 받으면서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대한 불신이 다시 커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9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등 혐의로 서울 구로구 코스모로보틱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수사 당국은 회사가 지난해 상장 심사와 공모를 앞두고 재활치료용 웨어러블 로봇 거래를 꾸며 매출을 부풀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도 공동 대표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NH투자증권과 회사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며 상장 적격성과 심사 과정의 적정성 재검증에 착수했다.
경찰이 주목하는 핵심 혐의는 2025년도 재무제표에 반영된 약 35억원 규모의 매출 허위 계상 여부다.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 약 89억원의 40%에 달한다. 지난해 3월 국내 업체에 약 4억원 상당의 로봇을 공급한 것처럼 꾸미고, 같은 해 12월에는 유럽 종속회사 엑소아틀레트글로벌을 통해 약 20억원 규모 제품을 허위로 판매 처리한 정황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수사 당국은 이렇게 가공된 외형 성과가 올해 상반기 공모 과정에서 기관과 일반 투자자에게 제시돼 공모가 산정과 수요예측 흥행의 근거로 쓰였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은 공식 입장문에서 "의혹이 제기된 매출은 모두 적법한 거래였으며 회계 조작은 결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주가는 하한가로 직행해 7520원까지 추락하며 상장 직후 치솟았던 기업가치를 대부분 반납했다.
상장 전 제출된 증권신고서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져 있었다.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엑소아틀레트글로벌은 지난해 3월 약 170만유로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거래처가 대금 결제를 미루자 두 차례 계약 변경을 거쳐 신설 법인으로 권리·의무를 넘겼다. 지난해 연결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 이 최대 고객사는 자본금 2000만원의 1인 회사였고, 법인 주소지도 유럽 자회사 전직 고문의 자택으로 등록돼 있었다. 신고서 제출 시점까지 실제 회수된 대금은 절반 수준이었지만 회사는 잔금을 올해 6월까지 전액 회수할 수 있다며 대손충당금을 쌓지 않았다.
부실 징후는 재무제표 전반에서 드러났다. 매출채권은 2024년 말 14억원대에서 2025년 말 50억원대로 1년 만에 3.5배 이상 폭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출채권의 94%에 달하는 47억여원이 4분기에 집중 발생했다. 그런데도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2024년 16.4%에서 2025년 1.7%로 오히려 급락했다.
상장 이후 첫 반기 성적표는 시장 우려를 그대로 증명했다. 회사는 공모 당시 올해 연간 연결 매출액을 129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상반기 실제 매출은 25억원에 그쳐 목표치의 19%에 머물렀다. 지난해 상반기 27억원이던 유럽 부문 매출은 올해 상반기 내부거래 제거 전 기준 84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상반기 영업손실은 60억원으로, 연간 손실 추정치를 6개월 만에 모두 채웠다.
이번 사건은 과거 코스닥 시장을 뒤흔든 팹리스 반도체 기업 파두 사태를 연상시킨다. 파두 역시 기술특례로 상장한 직후 분기 매출이 5000만원대로 폭락해 사기 상장 논란을 빚었고 경영진과 법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코스모로보틱스는 미래 추정치 왜곡을 넘어 과거 확정 실적 자체를 조작했다는 혐의까지 받아 사안이 더 무겁다. 주관사들은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유럽 매출 추정치를 보수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현지 실사도 진행했다고 해명했지만, 1인 기획 법인과의 거액 거래와 비정상적인 채권 급증을 걸러내지 못한 실사 부실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사 결과에 따라 코스모로보틱스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고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본다. 공모 당시 재무제표의 핵심 수치가 허위로 밝혀져 기소되면 상장 예비심사 신청 서류의 허위 기재에 따른 상장 폐지 심사가 개시될 수 있다. 피해는 기술특례의 이름값과 초기 급등세를 믿고 고점에 진입한 일반 소액 투자자들이 떠안게 된다.
이번 사태가 바이오·제약 및 의료기기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도 크다. 신약 개발사나 첨단 의료로봇 기업은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단기 실적을 증명하기 어려워 기술특례상장이 사실상 유일한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앞으로 미래 성장성뿐 아니라 과거 소규모 매출의 실재성과 해외 자회사 거래처의 실체, 매출채권의 실제 회수 경로까지 철저히 소명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사 장벽이 높아지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장을 노리던 다수 스타트업의 기업공개 일정 연기나 자금 조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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