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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 돌입 임금·성과급 이견 평행선…사측 '피해 불가피' 우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사후 조정 결렬에 따라 이달 하순부터 3주간 대규모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4일 투쟁지침을 통해 오는 10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노조는 전면 파업에 앞서 지난 2일부터 준법투쟁을 강화했다.
월 의무 근무시간 준수와 임의 연장근로·휴일 근무 거부, 퇴근 후 업무 연락 미대응을 비롯해 표준작업절차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당일 업무를 무리하게 마치지 않고 승인 절차를 원칙대로 밟겠다는 지침도 조합원들에게 전달됐다.
사측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대화를 통한 타결을 호소했다. 회사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3주간 파업이 현실화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앞선 5월 1~5일 1차 전면 파업 당시에는 23개 배치의 생산 차질로 약 1500억원 규모 손실이 추산됐다. 회사는 이번 2차 파업은 기간이 훨씬 길어 장기 경쟁력과 대외 신뢰도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파업 예고는 지난해 12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10개월 넘게 이어진 2026년도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파행을 거듭한 끝에 나왔다. 지난 3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이 최종 중지된 이후 노조는 4월 부분 파업과 5월 전면 파업을 잇달아 벌였다.
노사는 지난 9월 초부터 10월 1일까지 세 차례 지노위 사후 조정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조정위원들도 노사 간 이견이 커 추가 조정 일정을 잡는 데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기본급 인상 폭과 성과급 산정 기준이다. 노조는 기본 인상률과 성과 인상률을 합쳐 9.5%의 임금 인상과 정액 300만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직급별 실질 처우를 고려하면 약 15% 수준의 고정급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투명하게 배분할 것도 촉구해왔다. 동종 업계 경쟁사와 직급별 임금을 대조했을 때 처우 격차가 뚜렷하다며 공시상 평균 보수 수치만으로 고임금을 주장하는 사측 논리는 왜곡이라고 맞섰다.
반면 사측은 올해 제시한 총 6.2% 임금 인상률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두 자릿수 고정급 인상과 영업이익 일정 비율의 의무 배분 방식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선을 그었다.
회사는 3차 사후 조정에서 1인당 1억원 한도로 1년간 이자를 지원하는 총액 300억원 규모의 우리사주조합 금융 지원책을 내놓고 단체협약 조항을 74개로 확대하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본질적 보상 체계 개선 요구와 동떨어진 제안이라며 일축했다.
제약·바이오 전문 업계에서는 이번 노사 분규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내 한국 바이오 산업의 구조적 입지를 흔들 수 있는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 CDMO는 연속성과 무균성, 정밀도가 중요한 세포 배양·정제 공정으로 이뤄진다.
의약품 한 단위 묶음인 배치를 한 번 생산하는 데는 통상 50~60일 이상이 걸린다. 배양이나 정제 등 핵심 공정에서 인력 공백으로 온도·산소 포화도·교반 속도 등 미세한 환경 통제가 흔들리면 단백질이나 항체가 변질돼 배치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폐기 비용도 막대하지만 사전에 계약된 공급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글로벌 제약사와 맺은 장기 공급계약상 납기 지연 배상금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 1차 파업 여파가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에서 3주간 장기 파업이 단행되면 내년 실적과 현금흐름 전반에 장기적 충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대외 신뢰도 하락도 심각한 쟁점이다. 다국적 제약사가 외부 CDMO 기업에 생명과 직결된 핵심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맡기는 결정적 이유는 약속된 기일에 균일한 품질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신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CDMO 시장은 스위스 론자, 일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등이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미국 생물보안법 입법 추진에 따라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대안을 찾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물량 재배치도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런 수주 기회 속에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 위험이 반복적으로 부각되면 글로벌 빅파마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단일 공급처로 선정하는 것을 꺼리고 물량을 분산하거나 경쟁사로 돌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외 수주 현장에서도 고객사들이 노사 갈등에 따른 공급 연속성 문제를 잇달아 문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도 제5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미국 록빌 시설 등 글로벌 거점 확장을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 신뢰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장기간 누적된 내부 피로감과 갈등이 공정 품질 관리의 미세한 균열로 이어지는 '완만한 연소' 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파업 돌입 예정일인 10월 26일까지는 약 3주가 남아 있다. 회사가 법적 대응 카드를 검토하는 한편 대화 채널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물밑 교섭을 통한 극적 타협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다만 노조는 임금·인사제도 개선에 대한 전향적 수정안 없이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이미 준법투쟁 수위를 극대화하고 있어 협상은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가 이번 위기를 상생의 관점에서 수습하지 못하면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으로 쌓아 올린 브랜드 가치와 글로벌 신뢰에 적지 않은 상흔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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