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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세포·오가노이드·AI 융합으로 질병 발생 이전 개입 EU 라이프타임, 개별 국가 프로그램으로 추진

질병이 생기기 전 세포 단계에서 이를 차단하는 '세포기반 선제적 차단의학'이 새로운 의학 개념으로 제시됐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포기반 선제적 차단의학(Cell-based interceptive medicine)은 질병의 '발생 이전' 단계를 개입 지점으로 삼는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현대 의학은 개별 질환에서는 성과를 냈지만 만성·복합질환은 세포와 조직 손상이 되돌릴 수 없게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한계가 있다. 증상이 나타난 시점에는 이미 개입 가능한 선택지가 줄어들어 치료 성패가 질병 자체보다 발견 시점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선제적 차단의학은 개별 세포의 분자 상태를 시간 흐름에 따라 추적해 정상 궤적을 벗어나는 초기 신호를 포착하고 이를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포는 노화나 환경 요인에 따른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쌓이면 질병 궤적으로 진입하는데, 이를 조기에 탐지해 가로막는다는 의미다.
이는 위험요인 관리 중심의 기존 예방이나 발현 이후의 치료와 구분되는 제3의 개입 지점으로, 항로를 이탈하려는 비행기를 관제 시스템이 조기에 발견해 경로를 보정하는 것에 비유된다.
개념 실현을 위해서는 세 가지 기술군의 융합이 필요하다. 단일세포 멀티오믹스와 공간 이미징은 세포의 분자 상태와 조직 내 위치 정보를 결합해 질병의 동적 지도를 만들고, 환자유래 오가노이드는 인체 밖에서 질병 전개와 약물 반응을 재현하는 개인화 실험 모델을 제공한다. 인공지능(AI)은 대규모 데이터에서 질병 패턴을 식별하고 향후 궤적을 예측하는 연산 모델을 구축한다.
연구센터는 이 접근이 정적 진단 체계를 동적·예측적 체계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HuBMAP,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의 HTAN 등이 기준 아틀라스와 표준 데이터 구축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궤적과 개입 시점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기존 세포 아틀라스 사업과 구분된다.
이 개념을 정식화한 EU 라이프타임(LifeTime) 이니셔티브는 유럽 18개국 70개 이상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범유럽 연구 네트워크다. 2019년 3월 EU FET 플래그십 후보 6개 과제 중 하나로 선정돼 1년간 100만 유로의 준비 지원을 받았고, 2020년 9월에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비전 논문을 발표했다.
다만 대형 프로젝트 출범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후 호라이즌 유럽 체제에서 FET 플래그십 제도 자체가 승계되지 않으면서 10년·10억 유로 규모의 프로그램은 성립하지 않았고, 실행은 개별 국가 프로그램으로 전환됐다.
프랑스의 PEPR 셀-ID가 가장 구체화된 후속 프로그램으로, 프랑스 2030 재원을 통해 7년간 5000만 유로 규모로 추진된다. 독일은 2025년 세포기반 선제적 차단의학을 지향하는 엑설런스 클러스터 '이뮤노프리셉트'를 신규 선정해 2026년 1월부터 7년간 연 최대 1000만 유로를 지원한다. 포르투갈은 노바대학과 독일 막스델브뤼크센터(MDC)가 공동으로 노바 의학시스템생물학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센터는 임상 안착을 위해 데이터 거버넌스와 근거 기준의 재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일반 개인정보 보호 규정(GDPR) 체제에서 회원국별로 다른 보건의료 데이터 거버넌스가 통합 연구의 병목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판단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설명가능 AI가 신뢰 확보의 전제 조건이라고 봤다. 선제적 차단의학은 증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개입하는 만큼, 개입 편익이 '발생하지 않은 질병'으로 나타나 입증에 장기 추적이 필요하고 궤적 이탈 신호 상당수가 자연 회복될 가능성이 있어 과잉진단·과잉치료 위험이 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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