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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 절반 크기로 바이러스 전달 용이 망막신경절세포 생존율 2배 개선

초소형 유전자 활성화 도구가 개발돼 쥐 실험에서 녹내장 등 망막 질환으로 인한 시력 손실을 일부 막는 데 성공했다.
미국 스탠퍼드 메디신 연구진은 기존 유전자 조절 도구보다 훨씬 작은 'TIGRa'(타이거 에이)를 개발했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스템 셀'에 게재됐다.
TIGRa는 세포 안에서 표적 유전자를 찾아 발현을 높이는 도구다. 기존 크리스퍼(CRISPR) 기반 유전자 활성화 도구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크기가 절반 이하로 작아 바이러스 운반체에 실어 체내 세포로 전달하기 쉽다.
연구진은 TIGRa를 활용해 쥐의 망막신경절세포에서 보호 효과가 있는 유전자 2개를 활성화했다. 망막신경절세포는 녹내장과 망막 변성 질환에서 손상되는 시신경 세포다.
2주 뒤 쥐에 실명을 유발하는 망막 손상을 가하자 TIGRa를 투여한 쥐는 시력의 약 3분의 1을 유지했다. 반면 투여하지 않은 쥐는 거의 실명 상태가 됐다.
연구진은 "TIGRa 주입으로 망막신경절세포의 생존율이 2배로 개선됐다"며 "망막 구조 보존과 시력 보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치료 효과는 4개월 뒤에도 유지됐다.
TIGRa는 지난해 미국 브로드 연구소가 발견한 'TIGR-Tas' 효소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크리스퍼와 마찬가지로 미생물에서 유래했으며, 안내 RNA를 이용해 DNA의 특정 부위를 찾는다.
연구진은 실험실 세포에서 TIGRa가 최대 12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를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성체 섬유아세포를 배아 상태의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7개 유전자도 한꺼번에 켰다.
치료 대상 유전자 9개를 시험한 결과 6개에서 기존 크리스퍼 활성화 도구보다 더 높은 효율을 보였다. 연구진은 망막 변성과 선천성 근이영양증, 비만 등에 관여하는 유전자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도구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양쑨 스탠퍼드 메디신 안과 교수는 "크기가 작고 활용도가 높아 심장·간·피부 질환과 암, 신경퇴행,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에 쓰일 수 있다"며 "적절한 질환에 올바른 유전자를 표적하면 다른 유전자 치료보다 빠르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인간의 망막 변성 치료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류즈취안 박사는 "신경퇴행성 질환은 매우 복잡해 더 많은 유전자를 다양한 조합으로 조절해야 더 나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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