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네이처 논문…소분자 AP, β₂AR 이량체 안정화 탈감작 줄이고 기도 이완 신호는 유지

소분자 화합물이 G단백질결합수용체(GPCR)를 서로 붙여 '분자 접착제'처럼 작용해 신호 전달을 재프로그래밍하는 새로운 기전이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공개됐다.
2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난팡과기대학 의학원 쉬쥔 부교수 연구팀과 스탠퍼드대 브라이언 코빌카 교수 연구팀은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의 핵심 표적인 베타2 아드레날린 수용체(β₂AR)에서 소분자 변조제 AP가 수용체 이량체를 안정화해 신호 선택성을 바꾼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GPCR이 단독 단량체로만 작동한다는 기존 약리학 틀을 넘어, 수용체의 고차원 조립 상태 자체를 약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GPCR은 인체에서 가장 큰 막수용체 계열로 신경·심혈관·대사·면역 등에 관여하며, 시판 약물의 약 3분의 1이 직간접적으로 이 수용체에 작용한다.
연구팀은 β₂AR을 모델로 삼아 AP가 단순히 단일 수용체에 결합해 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β₂AR 분자가 안정적인 이량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구조 연구 결과 AP는 두 β₂AR 사이에 형성되는 계면 영역에 결합했으며, 두 개의 AP 분자가 각각 두 수용체가 함께 만든 계면 주머니에 끼어들어 수용체를 특정 이량체 구조로 고정했다.
이는 기존 정위(正位) 리간드와 다른 작용 방식이다. 약물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용체 간 상호작용을 안정화함으로써 GPCR의 고차원 조립 상태를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능 연구에서도 이량체 형성의 의미가 드러났다. AP가 유도한 β₂AR 이량체는 Gs 단백질에는 여전히 효과적으로 결합해 하류 신호를 유지했지만, 베타-아레스틴(β-arrestin)의 모집은 뚜렷하게 억제됐다. 이량체 형성으로 생긴 수용체 계면과 구조 환경이 베타-아레스틴과 관련 GRK 단백질의 결합 조건을 바꿔 수용체 탈감작과 내포작용을 줄이는 동시에, 기도 이완을 촉진하는 Gs-cAMP 신호는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AP는 β₂AR을 단순히 '켜거나 끄는' 것이 아니라, 수용체가 서로 다른 신호 경로를 선택하는 방식을 바꾼 것이다. 유익한 G단백질 신호는 유지하면서 베타-아레스틴이 매개하는 부정적 조절을 줄여 더 오래 지속되는 신호 출력을 만들어낸다. 이는 AP가 앞서 보여준 지속적 기관지 이완 작용에 대한 구조적·분자적 설명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AP가 안정화한 β₂AR 이량체가 고립돼 존재하지 않고 더 높은 차원의 수용체 조립체를 형성할 능력도 지녔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는 GPCR의 이량화·올리고머화가 단순한 구조 현상이 아니라 세포 신호를 조직하고 조절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기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소분자 리간드 → 수용체 이량체·올리고머 안정화 → 수용체 구조와 공간 조직 재형성 → 신호 단백질 선택성 변화 → 생리 기능 조절'이라는 새로운 GPCR 약물 조절 모델을 제안했다. 기존의 '리간드-단량체 수용체-신호 단백질'이라는 고전적 약리학 틀을 확장해 GPCR의 고차원 조립 상태를 약물 설계에 도입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호흡기 질환 신약 개발에도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β₂AR은 천식과 기타 폐쇄성 기도 질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약물 표적 중 하나다. 수용체 활성화 정도만 바꾸는 대신 수용체 이량화를 조절하면, 기관지 이완 작용을 유지하면서 수용체 탈감작을 줄이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신호 경로를 정밀하게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전략이 β₂AR 약리학의 새로운 이론적 틀을 제공할 뿐 아니라, '수용체 이량화 조절'이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GPCR 약물 개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정 수용체 이량체나 올리고머 구조를 선택적으로 안정화하는 소분자를 설계하면 다른 GPCR 표적으로 확장해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은 물론 신경·심혈관·대사 질환 약물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구팀은 이번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냉동전자현미경 구조 해석, 단분자 형광공명에너지전이(smFRET), 생물발광공명에너지전이(BRET), 생화학·생물물리학 실험을 결합해 구조·동역학·기능 차원에서 AP의 작용 방식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앞서 쉬쥔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고아 수용체 GPR3의 음성 변조제가 수용체 이량화 상태를 안정화해 하류 신호를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기전이 A류 GPCR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지, 임상 응용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는 불분명한 상태였다. 이번 네이처 논문이 이 질문에 새로운 답을 제시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쉬쥔 부교수와 스탠퍼드대 교수이자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브라이언 코빌카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스탠퍼드대 박사후연구원 선제밍(Jieming Shen)과 테자 니킬 페다다(Teja Nikhil Peddada)가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쉬쥔 부교수는 GPCR 신호 전달의 분자 기전, 수용체 동역학과 고차원 조립, 리간드 발견 및 초기 약물 개발 연구에 오래 매진해 왔다. 이번 성과는 난팡과기대학 의학원의 GPCR 수용체 신호 조절 및 약물 개발 분야 연구 특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관 간 협력이 중대한 생명과학 문제 해결과 기초연구의 질병 치료 전환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