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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의대, 양두 분자 TCIP3 개발 BCL6 표적해 세포 사멸 유전자 적극 발현

스탠퍼드 의대 연구진이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납치'해 세포 자멸을 유도하는 분자를 개발했다. 생쥐 실험에서 공격적인 림프종 종양이 11일 만에 완전히 사라졌다.
스탠퍼드 의대는 22일(현지시간) 연구진이 설계한 '양두 분자'가 B세포 림프종의 주요 단백질 유발 인자를 세포 성장 촉진자에서 세포 사멸 중재자로 전환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20일 국제학술지 '셀'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진은 암 유발 단백질을 차단하는 대신, 해당 단백질을 세포 자멸 프로그램을 켜는 다른 분자와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소분자를 설계했다. 제럴드 크랩트리 스탠퍼드 의대 병리학 교수는 "암의 원인으로 암과 싸우는 것"이라며 "암의 추진력을 가져와 세포 사멸 메커니즘을 활성화하도록 재배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산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가장 흔한 형태로, BCL6라는 단백질에 의해 주로 유발된다. 건강한 면역세포에서 BCL6는 세포 사멸이나 성장 정지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일시적으로 침묵시키지만, 림프종에서는 이 단백질이 '켜짐' 상태에 고정돼 암세포가 통제 없이 증식하게 된다.
연구진은 화학적 근접 유도 기법을 활용해 TCIP3라는 분자를 만들었다. 이 분자는 한쪽이 BCL6에 결합하고, 다른 쪽은 P300과 CBP라는 단백질에 결합한다. 이들 단백질은 BCL6에 아세틸 표지를 추가해 세포 사멸 유전자의 발현을 막는 능력을 차단한다.
주저자인 메러디스 닉스 대학원생은 기존 BCL6 표적 약물과의 차이를 "자동차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것과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의 차이"에 비유했다. 그는 "억제를 완화할 뿐 아니라 세포 사멸 유전자의 발현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X선 결정 구조 분석을 통해 TCIP3가 두 단백질을 고정하는 '분자 접착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구조적 통찰을 바탕으로 분자 양쪽 절반의 연결을 강화해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림프종 세포를 사멸시키는 TCIP3를 완성했다.
생쥐에 인간 림프종 세포를 이식해 종양을 형성시킨 뒤 TCIP3를 하루 두 번 투여한 결과, 11일째 치료군의 종양은 완전히 사라졌다. 반면 대조군의 종양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치료받은 생쥐에서는 뚜렷한 독성 징후나 염증 신호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이 약물은 BCL6에 크게 의존하는 배중심 세포도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배중심 세포가 류마티스 관절염과 중증 근무력증 등 특정 자가면역질환도 유발한다는 점에 주목해, TCIP3 같은 분자가 향후 이들 질환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TCIP3가 임상에 쓰이려면 추가 화학적 개선과 다른 동물 종에서의 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암 유발 단백질을 단순 차단이 아닌 재지정하는 이 전략은 광범위하게 확장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닉스는 "암에서 활성화하고자 하는 유전자를 통제하는 다른 세포 사멸 억제자나 전사인자를 다루는 강력한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MD앤더슨 암센터와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딥 오리진 연구진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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