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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 이사회서 1000억 원 추가 취득 결의…연간 누적 213만 주 소각·배당 방향은 내년 3월 결정 연결 영업이익 1조 1685억 원 대비 자사주에만 36% 투입…실질 주주환원 효과는 아직 미확정

셀트리온이 2026년 들어 네 번째로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9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56만853주, 금액 기준 약 1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장내에서 취득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이번 결정까지 합산하면 올해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총 4000억 원, 누적 취득 주식 수는 213만5262주에 이른다.
1000억 원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주목할 대목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올해 반복적으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면서도 주가가 뚜렷한 반등 흐름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매입한 주식을 소각할지, 보유만 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56만 주·1000억 원, 산정 근거와 매수 구조
취득 예정 금액은 이사회 결의일 전날인 9월 28일 종가 17만8300원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실제 매수는 9월 30일부터 12월 29일까지 석 달간 유가증권시장 장내에서 이뤄지며, 위탁 중개는 NH투자증권이 맡는다. 주가가 변동하면 실제 취득 금액과 수량은 달라질 수 있다.
1일 매수 주문 수량 한도는 9만9194주로 설정됐다. 이는 취득 신고 주식 수의 10%(5만6085주)와 결의일 전일부터 1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의 25%(9만9194주) 중 큰 값을 먼저 고르고, 발행주식총수의 1%(232만6171주)와 비교해 작은 값을 적용한 결과다. 하루 거래량 대비 매수 비중이 제한돼 있어, 단기간에 수급을 급격히 왜곡하기보다는 석 달에 걸쳐 점진적으로 매수하는 구조다.
올해만 4000억 원, 반복 매입의 의미와 한계
셀트리온은 2026년 들어 분기마다 1000억 원 안팎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해왔다. 누적 4000억 원은 전년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685억 원의 약 3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매출 4조1625억 원 규모의 기업이 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자사주 매입 한 가지에 집중 투입하는 것은 한국 바이오 업종에서 이례적이다.
셀트리온은 중장기 주주환원 원칙으로 연간 연결 당기순이익의 약 33%를 자사주 소각 또는 현금배당으로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이 기준선에 근접하거나 이미 도달한 셈이다.
그러나 반복적인 대규모 매입에도 주가가 뚜렷한 상승 전환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시선을 복잡하게 만든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다만 이 효과가 온전히 발휘되려면 매입한 주식이 최종적으로 소각돼야 한다. 보유만 하고 향후 재매각하거나 임직원 보상 등에 활용하면 유통 주식 수 감소 효과는 일시적에 그친다.
기존 자기주식 452만 주, 소각 여부가 핵심 갈림길
이번 결정 이전에 셀트리온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은 보통주 기준 452만7804주다. 이 가운데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취득분이 113만1226주(발행주식총수의 0.5%), 기타 취득분이 339만6578주(1.5%)다. 여기에 이번 56만 주가 추가되면 자기주식 비중은 더 높아진다.
자기주식 취득 가능 한도는 4조3636억 원으로, 올해 4000억 원을 투입하고도 여력은 충분하다. 문제는 쌓여가는 자기주식의 최종 처분 방향이다. 셀트리온 측은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의견을 수렴해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확대 중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면밀히 비교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소각이 확정되면 발행주식총수 자체가 줄어 EPS 개선이 구조적으로 고정된다. 반면 현금배당 확대를 택하면 주주에게 직접적인 현금 흐름이 돌아가지만, 이미 매입한 자기주식은 의결권 없는 상태로 회사 내에 남게 된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4000억 원 자사주 매입'의 실질적 주주환원 효과는 크게 달라진다.
짐펜트라 처방 확대가 뒷받침하는 자신감, 그리고 남은 변수
셀트리온이 연이어 대규모 자본 환원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이 있다. 특히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짐펜트라(Zymfentra)의 미국·유럽 처방 확대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경영진은 현재 주가가 이러한 성장 잠재력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것이 반복적 자사주 매입의 논리적 근거다.
다만 자사주 매입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 대형주의 구조적 저평가 요인으로는 지배구조, 배당 성향, 자본 효율성 등 복합적 변수가 지적돼왔다. 자사주 매입이 이 가운데 배당 성향과 자본 배분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인 것은 분명하지만, 매입 후 소각이 뒤따르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지켜봐야 할 세 가지
이번 자사주 매입을 둘러싼 핵심 변수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12월 29일까지 석 달간 실제 매수 단가와 수량이다.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크게 변동하면 1000억 원으로 취득할 수 있는 주식 수가 달라지고, 매입 완료 여부 자체도 불확실해진다.
둘째, 2027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내려질 소각·배당 결정이다. 올해 누적 213만 주를 포함해 500만 주를 넘어서는 자기주식의 처분 방향이 확정돼야 주주환원 정책의 실체가 드러난다.
셋째, 짐펜트라를 비롯한 주력 제품의 글로벌 매출 성장 속도다. 잉여현금흐름이 뒷받침돼야 매년 이익의 33%를 환원하겠다는 원칙이 지속 가능하다. 매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투자 여력을 제약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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