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중동·동남아 파트너 잇따라 연락 두절 10년간 매출 실적 '제로'∙∙∙현지화 전략 한계 드러나

대화제약이 아랍에미리트(UAE) 업체 노보사이(NOVOSCI)와 맺었던 중동·북아프리카 11개국 완제의약품 판매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 체결 10년 동안 제품 공급과 매출 실적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현재 상대방과 연락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일주일 전인 9월 7일에도 말레이시아·브루나이 지역 파트너사 유코젠파마와의 약 96억 원 규모 공급 계약을 해지한 바 있어, 한 달 사이 해외 공급 계약 약 215억 원어치가 사라졌다.
◆ 10년 계약, 매출은 '0원'
대화제약은 14일 GCC(걸프협력회의) 및 MENA(중동·북아프리카) 권역 11개국 완제의약품 판매공급 계약 해지를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119억 4,275만 원으로 최근 매출액 1,390억 7,992만 원의 8.59%에 해당한다.
이 계약은 2016년 10월 12일 처음 체결됐고, 2026년 10월 11일까지 유효한 장기 계약이었다. 2021년 10월에는 판매 제품과 계약 기간·금액을 변경하는 정정 공시가 이뤄졌다. 당시 정정 대상이던 2개 제품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11개국에서 현지 허가를 마친 뒤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허가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고 공급도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해지 사유에 대해 "본 계약상 제품 공급 및 매출실적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계약상대방과 연락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해지일자는 계약 종료 통지서를 발송한 14일이다.
해지 금액은 2021년 정정 공시에 기재된 1,005만 9,596달러를 기준으로 산정됐으며, 당시 원화 환산에는 2021년 10월 5일 매매기준환율(1,187.2원/달러)이 적용됐다.
◆ 동남아에 이어 중동까지, 반복되는 파트너 이탈
이번 해지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다. 대화제약은 9월 7일에도 말레이시아·브루나이 지역 파트너사인 유코젠파마와의 약 96억 원 규모 완제의약품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해지 사유는 상대방의 사업 지속 어려움이었다. 두 건을 합산하면 최근 한 달 안에 약 215억 원 규모의 해외 공급 계약이 종료된 셈이다.
두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현지 파트너에 유통과 허가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에이전트형 수출 구조였다는 점이다. 파트너사가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거나 연락이 끊기면 계약 자체가 무력화된다. 대화제약이 직접 현지 규제 당국이나 유통망과 접점을 갖고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
반면 중동·북아프리카 제약 시장 자체는 성장세가 뚜렷하다. 만성 질환 증가와 각국 정부의 헬스케어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역동적인 신흥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 정부 규제 협력은 시작됐지만, 기업 현지화는 과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월 8일 방한한 UAE 의료제품 규제 당국(EDE) 대표단과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 간 만남을 주선했다. 한국 기업들이 UAE의 인허가 시스템을 직접 이해하고 불확실성을 줄이도록 규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다만 정부 간 채널이 열린다고 해서 개별 기업의 현지 파트너 리스크가 곧바로 해소되지는 않는다. 대화제약 사례가 보여주듯, 에이전트 의존형 구조에서는 현지 파트너 한 곳의 이탈이 수년간의 시장 진출 노력을 백지화시킨다.
대화제약은 이번 해지로 중동·북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양쪽에서 기존 파트너십을 잃었다. 해외 매출 공백을 메울 새로운 현지 파트너 확보 또는 직접 진출 방식의 전환 여부가, 다음 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신라젠, 항암 바이러스에서 주사형 진통제로 무게추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