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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a)·LDL 동시 저하 시 심장병 위험 30% 감소 노바티스 단일 표적 임상 실패와 맞물려 주목

지단백(a)와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을 동시에 낮추면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최대 30% 줄어든다는 유전학적 근거가 나왔다. 왕민셴 중국과학원 베이징게놈연구소 연구원과 아클 파헤드 하버드대 교수, 류진핑 우한대 교수 공동 연구진이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심혈관 연구에 해당 논문을 발표했다. 이 결과는 같은 시기 스위스 노바티스의 Lp(a) 단일 표적 신약 임상 3상이 실패한 것과 맞물리면서 향후 심혈관 치료 전략의 방향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40만 8,039명과 미국 매스제너럴브리검 바이오뱅크 참가자 6만 5,171명 등 총 47만여 명의 유전 데이터를 분석했다. LPA와 PCSK9 유전자의 기능 상실 변이, 그리고 Lp(a)·LDL-C 관련 다유전자 점수를 활용해 평생에 걸친 두 지표 저하 효과를 시뮬레이션한 대규모 연구다.
분석 결과 LPA 또는 PCSK9 변이 중 하나만 보유한 사람의 관상동맥질환 위험은 비보유자 대비 각각 9%, 19% 낮았다. 반면 두 변이를 모두 지닌 경우 위험은 27%까지 감소했다. 다유전자 점수 분석에서도 두 지표를 함께 낮출 때 위험 감소 폭이 30%로, 단일 표적의 15%·19%를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동시 저하가 단일 표적을 훨씬 웃도는 심혈관 보호 효과를 낸다"며 "뚜렷한 안전성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Lp(a)는 LDL-C보다 동맥경화 유발력이 5배 강한 독립적 위험 인자로, 전 세계 인구의 약 20%가 높은 수치를 보인다. 유전적 요인이 농도의 90% 이상을 결정해 식단이나 운동만으로는 수치를 낮추기 어렵다는 점에서 '숨겨진 심장병 위험 인자'로 불려왔다.
이번 연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노바티스의 Lp(a) 표적 신약 '펠라카르센'의 대규모 임상 3상(Lp(a)HORIZON) 실패와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Lp(a) 수치가 70mg/dL 이상인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 8,32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임상에서 펠라카르센은 Lp(a)를 약 80% 낮추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심혈관 사망·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 감소라는 1차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Lp(a)만 집중적으로 낮춰도 실제 심장 사건을 줄이지 못한 이 결과는 네이처 논문의 핵심 메시지와 정확히 맞닿는다. 단일 표적으로는 부족하고 Lp(a)와 LDL-C를 동시에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프리 버거 뉴욕대 랭곤 심장센터 소장도 "자신의 유전적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LDL 콜레스테롤 같은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을 동시에 공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현재로선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 성인의 40% 이상이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지만 현재 국가 일반건강검진 항목에는 총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만 포함돼 있다. Lp(a)는 빠져 있다.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가 "모든 성인은 생애 최소 한 번은 Lp(a)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유전적 요인으로 조기 심혈관질환자가 늘면서 국내 의료계에서도 Lp(a) 측정의 제도권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검사 자체가 빠져 있으니 자신이 20%에 해당하는 고위험군인지조차 모르는 환자가 대다수라는 점은 제도적 허점으로 지적된다.
향후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 트렌드는 PCSK9 억제제(LDL-C 저하)와 안티센스·siRNA 치료제(Lp(a) 저하)를 결합한 병용 요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는 기존 RNA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간에서 Lp(a)와 LDL-C를 생성하는 유전자 자체를 영구적으로 교정하는 '원샷 유전자 편집 치료제' 연구도 탄력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전자가위 전문기업 툴젠이 Lp(a)를 영구적으로 낮추는 체내 유전자 교정 치료제 'TGT-002'의 개발 속도를 높여 내년 미국 임상(IND)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심혈관 유전자 치료제 시장에 한국 기업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이다.
노바티스의 실패가 보여준 것은 Lp(a)를 아무리 많이 낮춰도 그것만으로는 심장을 지키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47만 명의 유전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두 표적을 동시에 잡는 복합 전략이 차세대 심혈관 치료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의료 체계가 Lp(a) 검사조차 포함하지 못한 현실은 이 흐름에서 한발 뒤처져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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