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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달러 메가딜 완료, 경영진도 대폭 개편 내분비·통증 신사업 두 축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가속

미국 대형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스가 1일(현지시간) 희귀 내분비질환 치료제 기업 크리네틱스 파마슈티컬스에 대한 100억 달러(약 13조 4,000억 원) 규모 인수를 최종 완료했다. 낭성 섬유증(CF) 치료제 한 축에 의존해온 버텍스가 내분비 질환과 비마약성 진통제라는 두 개의 신성장 엔진을 동시에 가동하겠다는 선언이다.
버텍스는 지난 7월 6일 크리네틱스 인수를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한 뒤 규제 당국 승인과 크리네틱스 주주 동의를 거쳐 이날 거래를 마감했다. 총 지분가치 기준 100억 달러이며 크리네틱스 추정 보유 현금을 제외한 순수 인수 금액은 약 88억 달러에 달한다.
100억 달러의 값어치, 숫자로 따져보면
이번 딜의 핵심 자산은 두 가지다. 첫째는 말단비대증에 대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1일 1회 경구 치료제 '팔소니파이(팔투소틴)'다. 미국에서 이미 출시됐고 올해 4월 유럽연합(EU) 승인까지 받았다. 2분기 미국 내 순매출은 2,400만 달러로 1분기(1,030만 달러) 대비 2배 이상 급성장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둘째는 선천성 부신과다형성(CAH) 치료제 후보 '아투멜난트'다. CAH에 대해 임상 3상, 쿠싱증후군에 대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버텍스는 이 두 제품의 연간 최고 매출이 5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독 입찰에 100억 달러, 비싼 값은 아닌가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버텍스가 사실상 단독 입찰자였던 점을 들어 100억 달러라는 가격이 다소 높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즉각적인 상업적 수익을 내는 팔소니파이와 유망한 후기 임상 자산 아투멜난트를 동시에 확보한 점은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CF 프랜차이즈의 특허 만료와 경쟁 심화에 대비한 헤지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버텍스의 또 다른 성장축인 비마약성 진통제 '수제트리진(상표명 저널나브엑스)'의 실적도 이런 전략에 힘을 실어준다.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처방 건수가 약 90만 건에 달했고 2분기 매출은 5,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71% 증가했다.
경영진 개편, 통합과 확장에 방점
인수 완료와 동시에 경영진 개편도 단행됐다. 찰스 와그너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크리네틱스 통합을 총괄하는 확대된 COO 역할을 즉시 맡는다. 조너선 풀 재무 담당 수석부사장이 내년 1월 1일부로 CFO에 승진하며 재무 기능을 분리한다. 풀은 2020년 3월부터 버텍스의 글로벌 재무 조직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오는 8일에는 재스퍼 반 그룬스벤이 통증·신제품 기획 담당 수석부사장으로 합류한다. 그는 수제트리진 등 통증 사업 부문과 글로벌 신제품 기획을 총괄하게 된다. 현재 급성 통증에만 승인된 수제트리진을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DPN) 등 만성 통증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임상 3상이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국내 희귀질환 환자에게도 의미 있는 변화
한국에서도 희귀질환으로 분류되는 말단비대증 환자들은 기존에 월 1회 병원을 방문해 주사제를 맞아야 했다. 1일 1회 경구 복용이 가능한 팔소니파이가 도입되면 환자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크리네틱스는 일본 제약사 SKK와 아시아 판권 파트너십을 맺고 있어 아시아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수제트리진의 상업적 대성공은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대체재 시장의 수익성을 글로벌 무대에서 입증한 사례이기도 하다. 유사한 기전의 비마약성 진통제를 개발 중인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들에게도 긍정적 레퍼런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레슈마 케왈라마니 버텍스 CEO는 "크리네틱스 인수를 마무리하며 재능 있는 팀을 맞이하게 돼 기쁘다"며 "팔소니파이의 글로벌 출시와 아투멜난트 프로그램 가속화를 위해 함께 일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CF 의존 구조에서 내분비 질환과 통증 관리라는 두 개의 신규 캐시카우를 확보한 버텍스가 향후 10년 성장 궤도를 다시 그릴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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