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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사채 행사로 지분 49.55%로 하락 경영권 분쟁·R&D 타격 우려 확산

한미약품의 최대주주 한미사이언스가 보유 지분율 50% 선이 무너졌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제출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의 한미약품 보유 주식 수는 641만 6,366주(50.08%)에서 634만 8,167주(49.55%)로 줄었다. 특별관계자 포함 기준으로 6만 8,199주, 0.53%포인트 하락이다.
지분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특별관계자인 한양정밀이 발행한 교환사채(EB)의 교환 청구다. 한양정밀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한미약품 주식 6만 8,199주를 교환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로써 한양정밀의 한미약품 보유 주식은 12만 1,648주에서 5만 3,449주로 줄었으며, 교환대상 주식 18만 2,396주 가운데 12만 8,947주가 행사됐고 잔여 물량은 5만 3,449주다.
한양정밀을 이끄는 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다. 고(故) 임성기 창업주의 고향 후배인 신 회장은 현재 한양정밀 보유분을 합쳐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29.83%를 확보하며 그룹 내 최대 개인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약 2,137억 원을 조달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추가 매입해왔고, 한미약품·동아에스티 등 주식을 대상으로 2025년 기준 약 384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하며 현금을 확보해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막대한 금융비용을 감수하며 대규모 차입으로 지분을 늘린 구조는 단독 경영권 확보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투자금 회수(Exit)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기재하며 한미약품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로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사이언스와 신동국·한양정밀은 한미약품 주식 175만 9,522주(13.73%)를 신한은행 등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 중이어서, 지분 구조의 실질적 안정성에는 의문이 따른다.
경영권 분쟁은 이미 한미약품 내부 운영에 균열을 내고 있다. 신 회장은 모녀 측(송영숙·임주현)과 '3자 연합'을 맺은 이후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전문경영인)와 원료 구매 방식, R&D 예산 삭감 등을 두고 정면충돌하며 새로운 갈등 국면을 열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 사이의 갈등으로 확산되며 기업 경쟁력이 소모되고 있고, 인사·홍보·전산 등 필수 지원 업무마저 마비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고 글로벌 기술 수출 실적이 풍부한 기업이다. 대주주의 비용 절감 압박이 지속될 경우 장기 신약 개발 동력이 저하되고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우려다.
이 분쟁의 뿌리에는 임성기 창업주 타계 후 오너 일가에 부과된 약 5,000억 원 규모의 상속세가 있다. 재원 마련을 두고 모녀 측과 형제(임종윤·임종훈) 측 간 갈등이 불거졌고, 신 회장은 캐스팅 보터로 부상하며 지배력을 키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사태를 한국 특유의 재벌 지배구조 리스크와 과도한 상속세가 우량 기업의 펀더멘털을 어떻게 훼손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한미약품 측이 공언해온 '소유와 경영 분리,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가 실현될지, 아니면 대주주 중심의 경영으로 회귀할지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핵심 관심사로 떠오른 배경이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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