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세포치료제 그룹 재편 완료 베리스모·HLB셀 양대 축 구축

HLB이노베이션이 9월 8일 단기차입금 350억 원을 전액 상환했다고 자율공시했다. 이로써 단기차입금 총액은 350억 원에서 0원으로 줄었다. 이번 상환은 단순한 부채 감소가 아니라, HLB그룹 내 세포치료제 사업 재편을 마무리 짓는 마지막 수순이었다.
350억 원의 차입 원점은 지난 8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HLB이노베이션은 8월 26일과 27일 잇따라 단기차입금 증가를 공시했는데, 해당 자금은 유안타증권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그룹 계열사인 HLB생명과학이 보유한 세포·재생의학 전문기업 HLB셀의 지분 99.3%를 인수하는 데 쓰였다. 인수 대금은 362억 원이다.
그룹 내 지분 스왑 구조
이 거래의 구조는 단순 인수합병과는 결이 다르다. HLB이노베이션은 차입 직후인 8월 28일 HLB생명과학을 대상으로 36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신주 276만 4,127주를 주당 1만 3,024원에 발행하는 조건이었다. 9월 7일 유상증자 대금이 납입되자 다음 날인 8월 8일 바로 350억 원을 전액 상환했다. HLB생명과학이 HLB셀을 넘기는 대신 HLB이노베이션의 지분을 확보하는 사실상의 지분 맞교환(스왑) 구조다. 상환된 350억 원은 2025년 말 기준 HLB이노베이션 자기자본 2,605억 원의 13.43%에 해당한다.
HLB이노베이션이 이런 복잡한 자금 흐름을 설계한 이유는 세포치료제 전문기업으로의 집중을 위해서다. HLB이노베이션은 이미 미국 필라델피아에 차세대 CAR-T 치료제 개발사인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4월에는 임상 가속화를 위해 2,800만 달러(약 414억 원)를 추가 투자해 지분율을 98.93%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국내 HLB셀을 더해 미국과 한국을 양대 축으로 하는 세포치료제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셈이다.
적자 자회사 인수의 재무 리스크
다만 짚어야 할 지점도 있다. HLB셀은 현재 적자 상태다. HLB이노베이션이 흑자 기업이 아닌 적자 자회사를 인수하면서 재무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국내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이번 재편으로 HLB이노베이션이 그룹 내 세포치료제 R&D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긍정적 효과를 얻었지만, 베리스모의 CAR-T 임상 성과를 통한 기업가치 증명이 필수적인 상황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현재 베리스모는 고형암을 타깃으로 하는 'SynKIR-110'과 혈액암 대상 'SynKIR-310'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기존 CAR-T 치료제가 혈액암에 국한됐던 한계를 넘어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는 시도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파이프라인이다. 이 임상 결과가 AACR(미국암연구학회) 등 주요 학회에서 긍정적으로 발표될 경우 다국적 제약사와의 기술수출이나 공동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재무 구조 정비를 마친 HLB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이제 임상 데이터가 기업가치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남았다.

BIOBOOK TEAM
biobookmedia@biobook.co.kr
신라젠, 항암 바이러스에서 주사형 진통제로 무게추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