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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서 7월 7%대 확대 후 급반전 하루 만에 352만 주 장내 매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에이치엘비 지분을 7.15%에서 3.37%로 절반 이상 축소했다. 8월 31일 하루에만 352만 2,745주를 장내 매도하는 방식으로 비중을 급격히 줄인 것으로,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보유 주식은 952만 5,885주에서 449만 2,425주로 503만 3,460주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블랙록이 올해 3월부터 꾸준히 에이치엘비 지분을 늘려왔다는 것이다. 3월 5.01%였던 지분율은 6월 6.05%, 7월 말 7.15%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8월 말 단 며칠 만에 이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이 급격한 방향 전환의 배경에는 7월 10일 에이치엘비가 받은 FDA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이 자리한다. 에이치엘비의 간암 1차 치료제(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는 미국 FDA 승인을 추진 중이었으나,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제조 시설 c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실사 결함 문제로 세 번째 제동이 걸렸다. 이 소식이 전해진 당일 에이치엘비 주가는 하한가(-29.89%)로 직행했다.
블랙록은 CRL 발급 직후에도 지분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악재 회피 차원의 즉각적 반응은 아니었다. 오히려 7월 말까지 지분율이 7.15%로 올라선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이상의 관망 끝에 8월 말 대규모 매도로 돌아선 셈이다. 이는 FDA 승인 지연이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축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는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스 본인 보유분이 225만 7,353주(1.69%)로, 직전 대비 362만 200주 줄었다고 기재됐다. 특별관계자 중에서는 블랙록 인스티튜셔널 트러스트 컴퍼니가 128만 1,970주(0.96%)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으며, 네덜란드·싱가포르·영국·캐나다·홍콩·일본 등 계열사 11곳이 특별관계자로 함께 기재됐다.
에이치엘비 측은 CRL이 신약의 임상적 유효성 문제가 아니라 파트너사 제조 시설의 cGMP 규정 준수와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해당 시설이 최근 VAI(자발적 조치 지시) 등급을 받아 시설 문제가 해소 국면에 있으며, FDA와 재신청 절차를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K-바이오 기업이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더라도 중국 파트너사에 의존하는 글로벌 공급망이 미국 시장 진출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K-바이오 투자 시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뿐 아니라 파트너십 리스크와 규제 통과 가능성을 훨씬 엄격하게 할인율에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블랙록은 2026년 상반기 기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한국 상장사가 19개로 전년 동기 12개 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였다. 한국 바이오 섹터에 대한 비중 확대 기조를 유지하던 중 에이치엘비에서만 이례적인 대규모 이탈이 나온 것이다. 변동 사유는 '단순취득/처분',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로 기재됐으나, 2대 주주급 기관의 물량 출회는 다른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에이치엘비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는 1억 3,319만 8,223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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