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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위기서 거래 재개까지 250억 수혈·신신제약도 동참

전자가격표시기(ESL)와 파워모듈을 주력으로 하는 전자부품 기업 솔루엠의 자회사 솔루엠코스메틱이 코스닥 상장사 아이큐어 지분 34.07%를 확보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솔루엠코스메틱은 아이큐어 주식 2,103만 4,816주를 보유한다고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 이번 지분 취득은 전 경영진 배임·횡령 혐의로 13개월간 거래가 정지됐던 아이큐어가 2026년 9월 3일 주식 거래를 재개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상장 유지 여부가 불투명했던 기업의 지배구조가 전면 재편됐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번에 확보한 지분의 구성을 보면, 보통주는 1,885만 8,802주로 발행주식 총수(6,173만 6,317주)의 30.55%에 해당한다. 나머지 217만 6,014주는 콜옵션 등 기타 증권이다. 솔루엠코스메틱은 지난달 29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보통주 1,885만 8,802주를 주당 1,034원에 취득했고, 같은 날 콜옵션 부여로 기타 증권 217만 6,014주가 추가됐다. 이 콜옵션은 공동보유자인 신신제약과 딥다이브케이뷰티2026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인수한 보통주를 목적물로 하는 것으로, 실제 지분 증권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종 산업 간 M&A의 속내
이번 딜의 구조는 솔루엠코스메틱 단독이 아닌 컨소시엄 방식이다. 신신제약(4.70%)과 뷰티 전문 사모펀드인 딥다이브케이뷰티2026(3.92%)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해 총 지분율 39.16%를 형성했으며, 이를 통해 아이큐어에 수혈된 자금은 약 250억 원에 달한다. 신신제약은 국내 파스(패치형 치료제) 시장의 대표 주자로, 아이큐어가 보유한 경피약물전달(TDDS) 기술과의 시너지가 주목된다. 아이큐어는 알약 형태의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을 일주일에 두 번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전환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솔루엠이 이종 산업인 K-뷰티·바이오에 뛰어든 배경에는 아이큐어의 화장품 ODM 사업이 자리한다. 아이큐어는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698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6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화장품 ODM 부문이 별도 매출의 86.2%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해 상장 유지를 결정한 근거도 이 실적 개선이었다.
글로벌 유통망 접목 전략
솔루엠이 이 딜에서 노리는 핵심은 자사의 해외 법인 네트워크와 K-뷰티 유통 플랫폼 '키사이드'를 아이큐어의 제조 역량과 결합하는 것이다. ESL 사업을 통해 북미·유럽·중동의 대형 유통사와 이미 접점을 쌓아온 솔루엠 입장에서는 K-뷰티 제품을 기존 리테일 채널에 얹는 이른바 크로스셀링 구조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청사진 자체는 명확하지만 이종 산업 진출인 만큼 신사업이 실제 캐시카우로 안착하기까지는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이번 M&A가 안고 있는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다. 아이큐어는 전 경영진의 배임·횡령으로 13개월간 거래가 멈췄던 기업이다. 솔루엠 측 경영진이 아이큐어 이사회에 합류하고 최장 2년의 자발적 보호예수(록업)를 걸며 책임 경영을 약속했지만, 과거 지배구조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엔 이르다. 도네페질 치매 패치의 미국 FDA 임상 진행 및 글로벌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글로벌 치매 치료제 시장이 연간 약 50억 달러(약 6조 6,000억 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임상 성패에 따른 변동성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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