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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기소 후 상폐 위기 넘겨 K-뷰티 실적이 흑자 전환 견인

아이큐어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유지 결정에 따라 13개월여 만에 주권 매매거래를 재개했다. 신규 최대주주 솔루엠코스메틱은 보유 주식 1,885만 8,802주 전량을 2029년 9월 2일까지 3년간 자발적으로 의무보유하겠다고 밝혔다. 법적 의무보호예수 기간을 훌쩍 넘는 이 결정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확약서에 근거한 것으로, 상장유지 결정일인 2일을 기준으로 효력이 발생했다.
거래 정지의 발단은 창업주이자 전 대표이사인 최영권 전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였다. 전환사채 콜옵션 저가 양수 등의 방식으로 약 171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소액주주는 약 2만 5,000명에 달했고, 이들은 1년 넘게 매매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솔루엠코스메틱의 등장과 실적 반전
상폐 위기를 돌파한 열쇠는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중견 IT·전자부품 기업 솔루엠의 자회사 솔루엠코스메틱이었다. 솔루엠코스메틱은 약 25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 약 39%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솔루엠코스메틱의 최대주주인 솔루엠헬스케어도 보유한 솔루엠코스메틱 비상장 주식 4만 3,300주에 대해 같은 기간 자발적 의무보유를 시행했다.
재무 지표도 반전됐다. 아이큐어는 2026년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 69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28억 원으로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실적을 이끈 것은 화장품 사업부로, 에이피알(APR) 등 신규 K-뷰티 고객사의 ODM 물량이 대폭 확대되면서 화장품 매출이 전체의 86.2%, 약 601억 원을 차지했다.
패치 기술 기반 글로벌 수출 전략
아이큐어는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 기술을 보유한 제약·바이오 기업이기도 하다.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네페질 패치제의 임상 3상을 통과시킨 이 기술은 고기능성 화장품 제조에도 접목돼 있다. 현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등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영국, UAE 등에 약 150억 원 규모의 케토프로펜 플라스타 등 관절염 진통 소염 패치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탈리아 메나리니(Menarini) 등과의 계약을 포함해 총 600억 원 이상의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솔루엠의 유통망을 통한 수출 확대 여부다. 솔루엠의 주력 사업인 전자가격표시기(ESL)의 주요 고객사는 북미·유럽의 대형 글로벌 리테일 업체들이다. 업계에서는 이 유통 네트워크에 아이큐어의 화장품·패치제가 얹힐 경우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 완주 공장은 현재 해외 GMP 인증 획득을 추진 중으로, 가동률 제고를 통한 수출 확대가 중단기 실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 해결 과정은 한국 거래소가 오너 리스크 퇴출과 경영 투명성 확보를 상장유지의 핵심 조건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년이라는 이례적으로 긴 자발적 락업은 신규 최대주주가 거래소의 요구에 응한 결과물이다. 과거 대주주 횡령이 반복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만큼, 이번 구조 개편이 실제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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