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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주식 수 확대, 지배력 유지 포석 유상증자 반토막, 재무 부담 가중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최근 에이치엘비제약 지분 24.31%(833만 1,408주)를 유지하는 가운데, 박재형 에이치엘비제약 대표이사가 여러 증권사와 신규·연장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이번 공시는 단순한 지분 변동이 아닌, FDA 승인 지연으로 촉발된 그룹 전반의 유동성 압박을 정면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변경 보고의 핵심은 담보 계약 주식 수의 증가다. 직전 보고 기준 360만 8,476주(10.53%)였던 주요 계약 체결 주식 수가 이번 보고에서 367만 5,682주(10.72%)로 늘었다. 박 대표이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맺은 기존 담보대출 2건(3만 8,521주·3억 원, 2만 5,707주·2억 원)을 연장했고, 유안타증권과 6만 6,010주(2억 5,000만 원), IBK투자증권과 11만 7,206주(5억 원) 규모의 신규 주식담보대출 계약도 추가로 체결했다.
HLB 그룹이 이처럼 담보대출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FDA 허가 재도전의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HLB 그룹은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Rivoceranib)'의 미국 FDA 승인을 추진해왔으나,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생산 시설 문제로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하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이 여파는 에이치엘비제약의 자금 조달 계획에도 직격탄이 됐다.
에이치엘비제약은 최근 유상증자 규모를 당초 1,200억 원에서 608억 원으로 약 49% 축소했다. 최대주주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역시 유동성 부족으로 배정 물량의 절반만 청약하기로 했다. 자금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도 에이치엘비제약은 R&D 예산을 줄이는 대신 향남 신공장 신축 자금은 그대로 유지했는데, 이는 리보세라닙 등 향후 글로벌 수요에 대비한 생산 인프라(cGMP급) 구축을 우선하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지난 7월 한국투자증권과 342만 8,238주를 담보로 84억 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담보유지비율은 250%로 설정됐다. 문제는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다. 담보유지비율 하한선을 밑돌면 증권사가 담보 주식을 시장에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하고, 이는 주가 폭락의 악순환을 부를 수 있다. 한국금융감독원도 "주식담보대출은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를 유발해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공식 경고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를 잠재적 오버행 리스크이자 지배구조의 취약점으로 본다. 모회사-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에서 경영진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대규모 대출을 받는 방식은 한국 기업에서 자주 관찰되는 패턴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이번 공시에서 에이치엘비제약의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사 선임·해임 등 세부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는 685만 6,491주(20.90%)다. 담보 비율이 높아질수록 지배력 유지에 드는 비용과 리스크가 함께 커지는 구조인 만큼, 결국 리보세라닙의 FDA 신약허가신청(NDA) 재제출과 최종 승인 여부가 이 모든 재무 리스크를 해소할 핵심 변수가 된다. 최근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FDA로부터 생산 시설 관련 비교적 경미한 '자진시정지시(VAI)' 등급을 통보받으면서 승인 재추진의 가능성은 다시 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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