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 Regulation
행동주의 펀드의 강력한 카드 위반 시 하루 500만 원 청구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덴티움을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청서 접수일은 지난 7월 1일이며, 덴티움은 3일 수원지방법원(사건번호 2026카합10487)으로부터 이를 송달받아 공시했다. 글로벌 치과 임플란트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우량 중견기업을 둘러싼 행동주의 펀드와 경영진 간의 분쟁이 법적 공방의 새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얼라인은 덴티움이 결정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영업일 이후, 토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30일 동안 본점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6시) 내에 회계장부와 서류를 열람·등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열람 대상에는 전자적 저장장치와 외부 서버, 클라우드에 저장된 파일까지 포함됐다.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등 보조자 동반도 요구 사항에 담겼으며, 덴티움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반일수 하루당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조항과 함께 소송비용도 덴티움이 부담하도록 청구했다.
주총 표 대결부터 법적 공방까지
이번 가처분 신청은 2026년 초부터 이어진 양측 갈등의 연장선이다. 얼라인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 축소 안건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거뒀으나, 핵심 안건이었던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임에서는 사측에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이후 얼라인은 사측이 위임장을 위법하게 인정했다며 사외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8월 법원에서 기각됐다.
얼라인이 이번에 회계장부 열람이라는 카드를 꺼낸 배경에는 덴티움의 자금 흐름에 대한 구체적인 의혹이 깔려 있다. 얼라인은 덴티움이 종속회사 및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를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본업과 무관한 수소연료전지 신사업에 자본을 투입하면서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저평가됐다고 주장해 왔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지배주주가 이사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에서는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내부거래나 비효율적인 자본 배치를 통해 회사 이익이 지배주주 측에 유리하게 이전되는 것이 저평가의 근본 원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밸류에이션 격차와 지분율 변화
덴티움의 저평가 문제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6년 2월 기준 덴티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7배, EV/EBITDA는 6.6배 수준인 반면, 스트라우만 등 글로벌 동종 기업들의 평균 PBR은 3.13배, EV/EBITDA는 14.0배에 달한다. 얼라인의 압박으로 덴티움이 2026년 초 1,18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서, 얼라인의 지분율은 추가 매입 없이도 기존 8.16%에서 10.47%로 올라섰다.
3월 주총 당시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얼라인 측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치과 임플란트 시장 규모는 2026년 기준 약 57억 5,000만 달러(약 7조 6,000억 원)로 추산되며, 덴티움은 이 시장에서 아시아·유럽·러시아 등에 걸쳐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상위권 기업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탄탄한 사업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거버넌스 리스크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가 이번 분쟁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2027년 주총을 향한 증거 수집전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얼라인은 변호사와 회계사를 대동해 수소 사업 투자 내역과 특수관계인 거래의 적절성을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배임이나 부당 지원 정황이 확인되면 주주대표소송이나 형사 고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열람 시도는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명분 축적과 증거 수집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덴티움은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영업비밀 보호 등을 이유로 열람 범위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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