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KAIST 연구팀, 네이처에 발표 염증 아닌 신경세포 내부 단백질이 초기 원인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스위치가 염증이 아닌 신경세포 내부의 특정 단백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정원석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쥐 모델에서 흥분성 신경세포에 비정상적으로 발현하는 'ERBB4' 수용체가 질병의 초기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2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병리 지표 중 하나는 여러 뇌 영역에서 시냅스가 사라지는 현상이다. 기존 학설은 아밀로이드베타(Aβ) 올리고머에 의해 과도하게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한다고 봤다.
그러나 연구팀은 단일핵 R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더 상위의 원인이 흥분성 신경세포 자체의 비정상적 유전자 발현에 있음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는 동안 별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는 흥분성 시냅스는 과도하게 제거하면서 억제성 시냅스는 오히려 덜 제거하는 불균형을 보였다. 이런 변화는 신경염증이 본격화하기 전에 이미 나타나 염증이 초기 시냅스 소실의 필수 조건이 아님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초기에 반응하는 흥분성 신경세포(EREN)를 찾아냈고, 이 세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평소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높게 발현하지 않는 Erbb4 티로신인산화효소 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타난다는 점이었다.
알츠하이머병 쥐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Erbb4를 제거하자 신경세포 과활성과 비정상적 시냅스 제거가 사라졌고, 반응성 교세포 증가와 Aβ 축적, 인지기능 저하도 회복됐다. 반대로 정상 쥐의 흥분성 신경세포에 ERBB4만 과발현시키자 아밀로이드반이 없는 상태에서도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ERBB4가 mTOR 신호 경로를 활성화해 교세포가 흥분성 시냅스는 과도하게 정리하고 억제성 시냅스는 방치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흥분-억제 균형을 무너뜨리고 인지 저하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인간 알츠하이머병 뇌 조직의 전사체 분석에서도 흥분성 신경세포의 ERBB4가 Aβ 병리와 타우 단백질 확산, 인지 저하를 잇는 핵심 고리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연구는 쥐 모델과 인간 전사체 데이터에 기반해 인체 기능 검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ERBB4는 정상 뇌에서 신경 발달과 억제성 회로 기능에 관여하고 mTOR 경로는 세포 성장·대사의 핵심 축이어서 광범위한 억제는 면역 저하와 대사 이상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이 축을 표적으로 한 약물은 아직 임상시험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여전히 대증 요법에 머물러 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질병 개입의 핵심 시점을 아밀로이드반 형성 이후가 아닌 신경세포 기능 이상 초기로 앞당길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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