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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바이오랩, 서울중앙지법에 청구 자기자본 9.84% 규모의 손배소

영진약품이 아토피 피부염 천연물 신약 '유토마' 관련 계약 분쟁으로 또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원개발사 리포바이오랩은 지난달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진약품을 상대로 9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사건번호 2026가합8039)을 제기했고, 영진약품은 1일 법원으로부터 소장을 송달받아 이를 공시했다.
청구 금액 90억 원은 영진약품의 2025년 12월 31일 기준 자기자본 914억 5,944만 원의 9.84%에 해당하는 규모다. 리포바이오랩은 90억 원 원금에 더해, 2018년 2월 1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도 함께 청구했다.
유토마의 파산적 상업화 실패
소송의 뿌리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토마(돼지폐추출물)는 그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시판 허가를 받으며 세계 최초의 아토피 천연물 신약으로 주목받았다. 리포바이오랩(당시 바이오피드)은 영진약품과 국내 사업권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상업화를 맡겼다. 당시 국내 아토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5,000억 원대로 추산됐다.
그러나 실제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높은 원가와 원료 수급 불안정 문제가 발목을 잡았고, 결정적으로 영진약품이 시판 후 조사(PMS)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데다 중국산 원료의 시험성적서를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2018년 유토마의 품목 허가가 최종 취소됐다.
94억 패소 전례가 있는 영진약품
이번 소송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유사한 선행 판결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토마 판매를 담당했던 파트너사 알앤에스바이오 역시 영진약품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2023년 1심 법원은 영진약품에 약 94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리포바이오랩의 청구액 90억 원까지 더하면, 두 소송에서 모두 패소할 경우 영진약품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20%에 육박한다.
리포바이오랩은 영진약품의 의무 불이행으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및 로열티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영진약품은 해당 계약이 개발 성공을 보장하는 계약이 아니었고, 리포바이오랩의 해지권 행사로 종료된 사안인 만큼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도 밝혔다.
법원의 판단은 신약 상업화 실패의 원인이 통상적인 개발 불확실성에 있는지, 아니면 영진약품의 관리 태만과 서류 조작에 있는지를 가리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허위 시험성적서 적발이라는 구체적 사실관계가 이미 드러난 만큼 영진약품 측의 방어 논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유토마 사태를 거론하며 식약처의 부실 심사와 사후 관리 제도가 투자자와 파트너 기업에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을 계기로 국내 바이오 벤처와 대형 제약사 간 기술 이전 계약에서 상업화 실패 시 책임 소재와 손해배상 범위를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방향으로 업계 관행이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BIOBOOK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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